ADB, 亞 물 안보 투자 확대…韓 스마트 물산업도 기회

간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일본 '물의 날' 제정 5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ADB
간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일본 '물의 날' 제정 5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ADB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기후변화로 심화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물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일본과 신규 물 안보 기금을 조성하고 2030년까지 1억명에게 안전한 물과 위생·관개 등 혜택을 제공한다. 인공지능(AI)·디지털트윈(DT) 기반 스마트 물관리 등 경쟁력을 갖춘 한국 물산업에도 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간다 마사토 ADB 총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물 안보 확보를 위해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와 가뭄 등 물 관련 재해가 빈번해지는 가운데 물을 경제성장과 식량·에너지 안보, 기후 회복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한다.

ADB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약 2억2000만명이 여전히 기본적인 물 공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약 5억2000만명은 기본적인 위생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홍수 발생 건수의 40% 이상도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ADB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Water Forward' 이니셔티브를 통해 1억명에게 안전한 물과 위생, 관개, 기후 회복력 강화 등 물 관련 혜택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앞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물 분야에 127억달러를 투입해 약 6300만명이 혜택을 받았다.

일본도 ADB의 물 안보 투자 확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ADB와 일본 정부는 '물 안보·효율·회복력 이니셔티브(WISER) 펀드'를 신설하고, 일본 정부가 초기 자금으로 1000만달러를 출연한다.

WISER 펀드는 ADB 개발도상 회원국의 물 관리 시스템 강화와 재해 위험 감소, 물 이용 효율 향상, 디지털·혁신 기술 도입 등을 지원한다. 일본이 축적한 누수 저감과 상하수도 효율화, 위생 개선, 물 관련 재난 대응 경험과 기술을 아시아·태평양 국가에 확산하는 역할도 맡는다.

ADB의 물 안보 투자 확대는 한국 물산업에도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댐·상하수도 등 전통적인 물 인프라뿐 아니라 AI와 디지털트윈, 스마트미터 등을 활용한 스마트 물관리와 홍수 예·경보, 통합수자원관리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인도네시아 까리안과 필리핀 불라칸 상수도 사업을 비롯해 해외 물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스마트 물관리와 통합수자원관리 등으로 해외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과 ADB 간 협력 기반도 이미 구축돼 있다. 한국 정부가 출연한 'e-Asia and Knowledge Partnership Fund(EAKPF)'는 물을 주요 지원 분야 가운데 하나로 두고 ADB 개발도상 회원국의 인프라와 기술·지식 협력을 지원한다.

홍승관 한국물산업협의회장(고려대 교수)은 “일본이 WISER 펀드를 앞세워 자국의 물관리 경험과 기술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확산하는 만큼 한국도 ADB와 금융·기술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ADB가 2030년까지 물 안보 사업을 대폭 확대하면서 한국 물기업과 공공기관이 스마트 물관리 기술을 앞세워 아시아 물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지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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