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민의 테크읽기] 휴머노이드가 열어가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기회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최근 열린 'K-디스플레이 2026'에서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봇의 시대로 진화하는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디스플레이가 단순히 정보를 표시하는 장치를 넘어 사용자와 AI, 로봇을 연결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K-디스플레이에서는 인티그리트의 디스플레이 활용로봇, 삼성과 LG의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 등이 전시됐다. 인티그리트의 전시에서는 대화할 수 있는 로봇에서 필요한 디스플레이의 진화를 엿볼 수 있다. 2022년 말 챗GPT의 등장과 2023년 대형언어모델(LLM) 확장과 함께 2024년부터 주요 전시에서는 많은 회사가 로봇에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LLM을 기반으로 대화하는 로봇에서는 사용자와의 더 나은 상호작용을 위한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인티그리트는 'MWC24'에서 SK텔레콤과 함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로봇을 전시한 바 있다. 인티그리트 로봇은 디스플레이로 얼굴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사용자와 대화하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기반 대화형 로봇으로인천공항 등에서 시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K-디스플레이 2026에서 삼성과 LG는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를 전시하면서 로봇용 디스플레이의 미래 진화 방향을 제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경쟁적으로 휴머노이드 얼굴에 적용되는 미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휴머노이드 얼굴이 사람을 인식해 움직이면서 상황에 맞는 다양한 표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LG디스플레이는 관람객에게 인사를 건네고 감정을 표현하는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를 전시했다. 삼성·LG 전시는 디스플레이가 단순한 화면이 아니라 로봇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얼굴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미래 비전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곡면 형태의 얼굴을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위한 OLED가 사실상 필수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체가 강점을 가진 OLED 기술이 휴머노이드 발전을 이끌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스마트홈과 스마트 팩토리에서 휴머노이드가 확장됨에 따라 휴머노이드용 OLED는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언론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테슬라 옵티머스 V3 OLED 공급 추정 기사가 나온 바 있다. 주요 휴머노이드 업체의 디스플레이 적용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내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공급망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하는 중국도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애지봇과 유비테크는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25년 LG는 중국 애지봇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비저녹스·티엔마 등도 휴머노이드용 OLED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국의 추격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대형 TV 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과 정보기술(IT) 기기처럼 고성능·고화질이 요구되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여전히 OLED가 압도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업이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휴머노이드는 우리나라 앞선 OLED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이다. 사람과 닮은 외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곡면 디자인과 높은 화질, 낮은 소비전력, 가벼운 무게를 모두 만족해야 한다. OLED는 관련 요구사항을 잘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이같이 휴머노이드용 OLED 시장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회사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관련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좋은 실적을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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