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폭염에 노출된 김포공항 지상조업 현장을 불시점검했다. 점검 결과 작업장 인근에서 노동자들이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관계기관에 공동 휴게시설 확충을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는 김 장관이 8일 오후 2시 김포공항을 사전 예고 없이 방문해 지상조업 현장의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이행 실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폭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 가동에 따라 야외작업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공항 지상조업 노동자들은 항공기 유도·견인과 수하물·화물 상·하역 등을 주로 옥외에서 수행한다. 특히 공항 주기장은 그늘이 거의 없는 데다 복사열까지 더해져 폭염에 취약하다. 최근 김포공항 활주로 표면온도는 50℃ 이상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김 장관은 주기장과 수하물처리시설, 지상조업사 휴게시설 등을 직접 살폈다. 작업장별 체감온도 측정·기록 여부와 체감온도에 따른 작업시간 조정 및 휴식 부여, 냉방시설 가동, 시원한 물·보냉장구 제공, 온열질환 의심자 발생 시 작업중지와 응급조치·119 신고체계 등을 집중 점검했다.
노동부 지침에 따르면 체감온도 33℃ 이상인 폭염주의보 단계에서는 작업시간대를 조정하거나 옥외작업을 단축해야 한다. 체감온도 35℃ 이상인 폭염경보 때는 오후 2~5시 옥외작업을 중지하고, 38℃ 이상인 폭염중대경보에서는 긴급조치 작업을 제외한 옥외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이날 점검에서는 시원한 물과 보냉장구가 제공되고 일부 냉방 휴게시설도 운영되고 있었지만, 넓은 주기장에 작업구역이 분산돼 노동자가 작업장 인근에서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휴게시설은 작업장과 거리가 멀거나 수용인원이 적어 항공기가 집중적으로 도착·출발하는 시간에는 노동자들이 실제 작업을 멈추고 충분히 쉬기 어려운 문제도 드러났다.
노동부는 그동안 한국공항공사·항공사·조업사와 휴게시설 확충을 협의했지만 설치 장소와 비용·관리책임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현장점검 직후 관계기관에 역할을 명확히 분담해 공동 휴게시설 확충을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공항공사는 설치 장소와 기반시설을 지원하고 항공사와 조업사는 설치·운영 비용과 관리방안을 분담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휴게시설은 단순히 설치되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특히 폭염 상황에서 노동자가 작업장 가까이에서 필요할 때 바로 이용하고, 실제로 작업을 멈춰 체온을 낮출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지상조업을 지속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폭염이 심할수록 작업을 계속하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인력과 휴식 대책을 더욱 촘촘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