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신규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정부가 2040년 최대전력 전망을 최대 165GW로 대폭 상향했다. 불과 수개월 만에 기존 전망보다 최대 26.8GW 늘어난 규모다. 전력수요의 출발점이 달라지면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재생에너지·원전·액화천연가스(LNG) 등 전원믹스와 전력망 확충 계획도 다시 짜게 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총괄위원회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5차 대국민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전력수요 재전망' 잠정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AI 확산과 전기화 속도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수요 전망을 기준·상향 두 개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기준 시나리오는 현재 경제성장 흐름과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53% 감축 경로를, 상향 시나리오는 AI 확산과 경제 구조개혁에 따른 높은 성장률과 2035 NDC 61% 감축 경로를 전제로 한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구체화된 투자계획은 두 시나리오에 공통 반영했다.
정부가 재산정한 2040년 최대전력 목표수요는 기준 시나리오 158.4GW, 상향 시나리오 165.0GW다. 당초 전망했던 131.8GW와 138.2GW보다 각각 26.6GW, 26.8GW 증가했다. 전력소비량 전망도 기존 657.6~694.1TWh에서 847.3~885.1TWh로 약 190TWh 뛰었다.

전망치를 끌어올린 핵심은 메가프로젝트다. 특히 반도체 신규 투자가 전력수요 증가를 주도했다.
정부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기업 투자계획을 다시 조사한 결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준공과 호남권 클러스터 신규 조성, 평택·청주 팹 증설 등을 합친 2040년 계약전력 잠재량은 약 40GW에 달했다. 정부는 투자 불확실성을 고려해 이 가운데 36.8GW를 12차 전기본 수요에 우선 반영하고 나머지는 투자 진행 상황에 따라 차기 전기본에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원래 2050년까지 용인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했는데 모두 2040년 안에 짓겠다고 하면서 수요가 대폭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광주 군공항 부지에 반도체 공장 4개를 짓는 수요도 새롭게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도 크게 증가한다. 기업들이 제시한 2040년 데이터센터 투자계획은 계약전력 기준 20.8GW다. 정부는 사업 구체화 정도를 고려해 10.8GW를 이번 전기본에서 우선 검토하고 나머지 10GW는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차기 전기본에서 검토한다.
이에 따라 2040년 데이터센터 최대전력은 14.2GW로 전망됐다. 추세분을 제외한 추가수요는 11.9GW로, 당초 전망한 4.0GW보다 7.9GW 늘어난다. 전력소비량 기준 순증분도 기존 26.5TWh에서 84.9TWh로 3배 이상 증가한다.
늘어난 전력수요를 어떤 발전원으로 충당할지는 후속 토론회의 핵심 쟁점이다. 당초 이날 함께 다룰 예정이었던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은 별도 토론회로 분리했다. 기후부는 오는 26일 제6차 정책토론회를 열어 204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원별 보급 전망 잠정안을 공개한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