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친인척·고위 참모진 비위를 조사하는 특별감찰관을 지명했다. 특별감찰관 재도입은 10년만으로 이 대통령은 과거 야당 대표 시절 윤석열 정부에 촉구했던 권력 감시 제도를 집권 후 직접 가동하게 됐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최길수 법무법인 에이프로 대표변호사를 특별감찰관으로 지명했다”고 말했다.
최 감찰관은 사법연수원 23기로 △광주지검 특수부장 △서울서부지검 형사부장 △서울고검 감찰부 검사 △서울남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등을 거치는 등 감찰과 권력형 비리 수사에 전문성 갖춘 법조인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을 지시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국회에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개시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국회는 지난 20일 본회의를 통해 특별감찰관 후보 3명에 대한 추천안을 각각 가결했다. 최 감찰관은 여당이 추천한 인물이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이나 여당의 의지가 없다면 지명 자체도 어려운 자리다.
특별감찰관이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고위급 참모들의 비위를 감찰하는 직책으로 독립적인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9월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물러난 뒤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하지 않으면서 줄곧 공석이었던 이유다. 이 전 감찰관 역시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추천 인사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되자 특별감찰관 임명을 여러 주장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였던 지난 2023년 1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을 향해 “대통령실이 슬그머니 공직감찰팀을 신설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시급한 특별감찰관 임명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라며 “모든 것이 나와 주변만을 뺀 윤석열 대통령식의 내 마음대로 법치라고 보인다. 이러자고 멀쩡한 민정수석실을 폐지했는지 묻고 싶다. 즉시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서 대통령 본인과 주변부터 엄히 단속하라”고 언급했다. 모든 권력은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민주당은 이후에도 당시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등을 비롯한 여러 정치인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주장했지만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이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함께 추천하자고 조건을 거는 등 이를 사실상 거부한 바 있다.
결국 야당 대표 시절 윤석열 정부에 요구했던 특별감찰관 지명을 집권 후 직접 실행에 옮긴 셈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철저한 원칙주의와 감찰 역량을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소임을 수행하면서 대통령 친인척과 핵심 참모의 비리를 차단하고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울 적임자”라며 “모든 권력은 제도적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국민주권의 원칙 아래 공직자에 대한 예외 없는 감시를 통해 최 후보자가 공직 사회의 신뢰도를 제고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