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사망 1위인데 수검률 52%…건협 “종합병원 제한 풀어야”

한국건강관리협회 본부.
한국건강관리협회 본부.

한국건강관리협회(이하 건협)가 국가 6대 암 중 사망자 수 1위인 폐암의 저조한 수검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검진기관 자격 확대에 역량을 집중한다. 특수의료장비 설치에 필요한 병상수 기준 합리화를 추진하는 등 의료 현실에 맞춘 규제 개선 제언에도 박차를 가한다.

최지석 건협 기획조정본부장은 26일 서울시 강서구 화곡로 본부에서 간담회를 갖고 “국가 폐암검진기관의 '종합병원' 제한 규제를 풀어 수검률 저하와 지역 간 인프라 불균형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가 폐암 수검률이 52.7%로 6대 암 중 최하위다. 간암(76.1%)·유방암(64.6%)·위암(64.2%)·자궁경부암(61.1%) 등 다른 암종과 2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난다. 반면 같은해 폐암 사망자 수는 1만 9401명으로 1위이며, 2위 간암(1만 432명)의 약 두배다.

저조한 수검률 원인으로는 높은 검진기관 진입 장벽이 꼽힌다. 현행 건강검진기본법 시행규칙에 따라 5대 암은 지정 기준을 충족하면 병·의원도 검진이 가능하다. 반면 폐암은 2019년 시범사업 도입 당시부터 현재까지 종합병원으로만 자격이 묶였다.

이로 인해 세종(1개)·대전(9개)·울산(9개) 등 종합병원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 주민은 원정 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수의료장비(MRI·CT) 설치 규제 개선 역시 핵심 현안이다. 2003년 도입 현행 제도는 장비 설치 시 200병상 확보 또는 다른 기관의 병상 공동 활용을 의무화했다. 공동 활용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중소형 검진기관은 인근 병원에서 병상당 300만~400만원을 주고 편법으로 병상을 매입하는 부작용도 발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건협은 16열 이상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와 영상의학과 전문의 등 질적 기준을 갖춘 일반 검진기관으로 폐암 검진 자격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도입 당시 특수 장비였던 MRI와 CT는 현재 건강검진 필수 장비”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병상수 연동 기준을 폐지하고 장비 성능 및 인력 확보 중심의 질적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와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 등 특수의료장비 설치 기준을 전면 개편하는 법안이 지난달 1일 발의된 상태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병상 수 기준 자체 폐지와 실제 의료 수요와 진료 기능을 중심으로 장비 설치 기준을 재설계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장비 공급을 시장 원리에 따라 조정하고, 성능·운영 적정성·의료인력 확보 등 질 중심 관리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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