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예산안]농식품부 내년 예산 22.2조 '역대 최대'…기본소득 확대·3개 기금 통합

2027년 농식품부 예산안
2027년 농식품부 예산안

농림축산식품부 내년 예산이 처음으로 22조원을 넘어선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35개 군으로 넓히고 공익직불 예산은 3조원대로 확대한다. 농지·농산물가격안정·자유무역협정(FTA) 기금은 하나로 합쳐 농특세 증가로 확보한 재정 여력을 활용한다.

농식품부는 2027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올해보다 10.4%(2조853억원) 증가한 22조2215억원으로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2000년 이후 최대다. 농식품부 소관 미래대응기금 사업 1조1921억원이 포함된 규모다.

증가폭이 가장 큰 분야는 농촌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에 올해보다 9000억원 이상 늘어난 1조1658억원을 배정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17개 군인 대상 지역은 내년 35개 군으로 늘어난다. 전체 인구감소지역 69개 군의 절반 수준이다. 국비 부담률도 40%에서 50%로 높인다.

사업 규모가 두 배로 커지면서 '시범사업'이라는 성격도 옅어지고 있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사전브리핑에서 “시범사업과 본사업이라는 용어로 구분하기는 어렵다”며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출연에 의존했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에는 처음으로 정부 재정이 들어간다. 내년 출연액은 2000억원이다. 10년간 1조원을 조성한다는 당초 목표와 달리 민간 출연액이 약 3200억원에 머물자 정부가 부족분을 보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약 7000억원을 정부가 책임지는 몫으로 보고 내년 2000억원에 이어 나머지 5000억원도 순차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재정 규모만 키우는 것은 아니다. 흩어져 있던 농지관리기금과 농산물가격안정기금, FTA기금을 가칭 '농업발전기금'으로 묶는다. 세 기금의 지출 규모는 올해 5조5000억원에서 내년 6조3000억원으로 커진다. 양곡증권정리·재보험·직불·축산발전기금은 목적과 지원 대상이 명확하다는 이유로 통합 대상에서 제외했다.

통합 배경에는 개별 기금의 악화된 재정 여건이 있다. 농지·농안·축발·FTA기금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돈은 지난달 기준 약 3조1000억원이다. 이자로만 연간 1200억원 안팎이 나간다. 자체 수입이 부족해도 다른 회계에서 재원을 가져올 법적 근거가 없는 기금은 차입으로 부족분을 메워야 했다.

정부는 통합 과정에서 누적 채무를 정리하고 농특회계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새로 만든다. 단일계정으로 전환하면 개별 기금에 묶였던 재원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농가 안전망에서는 공익직불 예산이 2조9703억원에서 3조615억원으로 올라 처음 3조원대에 진입한다. 비진흥지역 밭의 기본형 직불 지급단가는 논 수준으로 맞추고 전략작물·친환경농업 직불 지원도 늘린다.

새로 도입하는 농산물 가격안정제에는 91억원을 배정했다. 주요 농산물의 평균가격이 기준가격 밑으로 떨어지면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하는 제도다. 정작 대상 품목과 기준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수급관리계획 대상 품목 가운데 우선순위를 정한 뒤 심의기구를 구성해 세부 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청년농 정책은 영농에 뛰어들기 전 준비 단계까지 넓어진다. 90억원을 들여 1150명을 대상으로 가칭 '청년농업학교'를 운영한다. 기존 청년후계농 지원에 앞서 농업에 대한 이해와 교육을 거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후 영농정착지원금과 후계농육성자금으로 초기 정착을 연계한다.

고령화에 대응한 공동영농과 인공지능(AI) 투자도 늘어난다. 공동영농법인에 시설·장비와 운영·투자자금을 지원하고, 농업 피지컬 AI 실증에는 신규로 208억원을 투입한다. 자율주행 트랙터 등 AI 농기계 공유센터 15곳과 농업로봇 210대 보급이 포함됐다.

역대 최대 증액의 이면에는 2조7600억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이 있다. 사료구매자금에서 2500억원, 참깨 등 수입비축에서 약 1300억원, 농업자금 이차보전에서 약 1200억원을 덜어냈다. 축사시설현대화와 재해복구비 등도 집행 실적과 사업 여건을 반영해 감액했다.

김 차관은 “농업 경쟁력 강화와 농촌 복지에 예산을 집중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AI 관련 연구개발(R&D)에도 재정을 투입했다”며 “신규 사업이 늘어난 만큼 사업 집행 전 실효성과 집행체계를 점검하고 필요한 조직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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