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세계 최대 게임쇼' 개최국의 고민

게임스컴 2026이 열리는 독일은 유럽 최대 게임시장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자국 게임사가 내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인접한 영국·프랑스 등은 물론 중국이라는 새로운 강자와도 경쟁해야 한다.

올해 게임스컴 현장은 독일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중국 게임사는 전시관 곳곳에 대규모 부스를 차렸다. 연결 통로에도 중국 게임 광고가 빼곡했다. 중국 게임의 달라진 위상을 체감하기에 충분했다.

독일 정치권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올해 게임스컴에는 부총리와 연방 장관, 주 총리는 물론 유럽연합(EU) 고위 인사까지 참석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게임스컴을 찾았다. 게임을 문화·사회의 주요 영역으로 바라보는 인식 변화와 함께 자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읽힌다.

박정은 통신미디어부 기자
박정은 통신미디어부 기자

독일 정부는 게임 제작비 지원과 스타트업 육성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더 나아가 세액공제 도입을 요구한다. 직접 보조금에 세제 혜택을 더해 개발사와 투자, 인재를 독일에 붙잡아 둘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게임스컴을 찾은 한국 국회 참관단과 독일 연방정부 관계자의 만남에서 독일 측은 한국의 지원체계에 관심을 보였다. 독일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처럼 중앙에서 게임·콘텐츠산업을 종합 지원하는 기관이 없다. 우리가 독일에서 배울 것이 있는 만큼 독일 역시 한국에서 참고할 부분을 찾고 있었다.

세계 최대 게임쇼를 개최하는 나라조차 게임산업의 기반을 놓고 고민한다. 화려한 전시장과 수많은 참가사는 그 결과물일 뿐이다.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개발사와 인재, 그리고 이들의 도전을 뒷받침하는 산업 기반이다.

한국 역시 지스타의 규모와 글로벌 위상을 키우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제작비 상승과 중소 개발사 위축 속에서 정작 전시장을 채울 새로운 게임과 개발사가 경쟁력을 잃어간다면 게임쇼의 성장은 지속되기 어렵다. 게임스컴에서 확인한 독일의 고민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숙제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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