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빼면 제조업 1만명↓…29세 이하도 5만6000명 감소
전체 고용보험 27만8000명↑…60세 이상이 20만7000명

반도체와 조선업 호조에 힘입어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1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회복 효과가 관련 기계·장비산업으로 확산하고 조선과 K-푸드 등 수출산업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외국인을 제외하면 제조업 가입자는 여전히 1만명 줄었고, 29세 이하 청년도 5만6000명 감소했다. 주력 제조업 회복의 온기가 청년과 내국인 일자리까지 확산하지 못하는 '고용의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7일 발표한 '2026년 8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90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7만8000명(1.8%) 증가했다.
제조업 가입자는 384만7000명으로 2000명(0.1%) 늘어 15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지난 4월 7000명, 5월 8000명, 6월 7000명, 7월 3000명 감소한 뒤 플러스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조선이 반등을 이끌었다. 전자·통신업은 4700명 늘었으며 이 가운데 반도체가 6700명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기계 등이 포함된 특수목적용 기계도 1800명 늘었다. 기타운송장비는 7600명 증가했고 선박·보트 건조업은 5700명 늘어 4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반도체 경기 회복 효과가 관련 장비산업까지 번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원식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반도체와 가장 크게 증가한 기타운송장비의 조선 쪽이 많이 기여했다”며 기계장비와 의료정밀광학 증가에도 반도체 관련 장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식료품 고용 증가에는 K-푸드 수출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제조업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고용허가제(E-9·H-2) 외국인을 제외한 제조업 가입자는 1만명 감소했다. 전체 제조업 가입자가 2000명 늘었지만 고용허가제 외국인이 1만2000명 증가하며 수치를 끌어올렸다.
청년 고용도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5만6000명 감소했다. 제조업에서 2만3000명, 정보통신업과 보건복지업에서 각각 1만3000명, 도소매업에서 8000명 줄었다. 다만 29세 이하 인구 자체가 14만4000명 감소했고, 청년 가입자 감소 폭은 최근 축소되는 추세다.
반면 30대 가입자는 8만5000명, 40대 3000명, 50대 3만8000명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은 20만7000명 늘어 전체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 가입자가 28만명 늘어 전체 고용 증가를 견인했다. 보건복지업이 11만2400명, 숙박음식점업 5만6800명 증가했다. 건설업은 6800명 줄어 37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축소됐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1000명으로 200명 감소했다. 지급자는 61만5000명으로 2만3000명, 지급액은 1조84억원으로 245억원 각각 줄었다. 조 과장은 “작년보다 고용 상황이 조금 나아졌기 때문에 지급액이 감소한 게 아닌가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고용24 신규 구인은 16만1000명으로 6000명 증가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인 구인배수도 지난해 0.44에서 0.46으로 상승했다.
반도체·조선 등 주력 제조업 회복이 고용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지만 증가분을 외국인 고용이 떠받치고 청년 고용 감소도 지속되고 있다. 산업 경기 회복을 내국인과 청년의 일자리 확대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노동시장 회복의 관건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