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체 공기관의 5분의1에 해당하는 109곳을 전격 통폐합하고 수도권에 남은 350여개 공기관과 잔여 중앙부처의 지방이전을 내년부터 이행하기로 못박았다. 3일 한성숙 국무총리가 발표한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은 수도권 집중이라는 해묵은 병폐를 대수술하고 공기관을 효율성과 성과 중심 업무 역량을 획기적으로 올리겠다는 뜻이 담겼다.
이번 조치는 수도권 일극 체제의 심화가 결국 국가 공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정권 차원의 엄중하고도 절박한 위기의식에 기반한다. 인구와 자본이 지나치게 쏠린 수도권은 이미 극심한 과부하 상태에 도달한 반면, 지방은 인구 유출과 산업 침체로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방 균형발전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생존 전략이라는 정부 선언은 어쩔 수 없으면서도 유일한 타개책이다.
특히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이전 대상에 포함하고,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해 혁신도시 중심의 집적 배치를 추진하겠다는 대목은 괄목할 만하다.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를 세종집무실에서 개최하겠다고 이미 공언했고,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도 구체화된 상황이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완벽히 결합하는 '세종시대'의 완성은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첨단 산업 생태계를 유치해 침체된 지역 경제를 근본적으로 되살리는 강력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이제는 여야 정치권이 입법 지원과 제도 개선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해야 한다.
나아가 과감한 공기관 구조조정은 미룰 수 없는 공적 업무의 중복 해소책이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 4개 항만공사의 단일화 등은 방대해진 공공 부문의 체질을 개선하는 최소한의 기능 재조정 조치다. 이를 통해 대국민 정책과 행정 서비스의 일원화 및 처리 시간 단축이 본격화되고, 기관 간 관료주의와 중복 민원으로 인한 불필요한 행정력 소비를 차단하는 단초가 마련돼야 한다.
이번 개혁이 정권 때마다 되풀이되는 말잔치로 끝나선 결코 안 된다. 정부 부처 세종시대 완결, 공기관 중복업무 해소를 통한 효율 극대화, 확실한 지방 이전을 이번 정부 임기 내에 완결지어야 한다.
차기 정부로 공을 넘기는 미봉책이 아닌, 이번 정부에서 완벽히 마침표를 찍어 더 이상 국정 과제로 남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이런 정부 선언이 실제 행정력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지원과 노력도 덧붙여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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