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이혼 판결에 스마일게이트 지배구조 변화... 권혁빈 경영권은 유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책임자(CVO)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책임자(CVO)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책임자(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지분 35%를 배우자에게 현물로 넘기라는 1심 판결이 나오면서 스마일게이트 지배구조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권 CVO가 65%의 지분을 유지하도록 판단된 만큼 경영권 자체에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서울가정법원은 9일 권 CVO와 배우자 이 모 씨의 이혼 청구를 인용했다. 다만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양측이 장기간 갈등을 겪으며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 민법 제840조 제6호가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은 어느 한쪽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대등하게 있다고 판단해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산분할에서는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운데 35%를 이씨에게 현물로 이전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권 CVO가 이씨에게 현금 650억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서울가정법원
서울가정법원

법원은 전체 재산분할 비율을 이씨 35%, 권 CVO 65%로 정했다. 권 CVO 순재산은 약 7조3000억원대로 평가됐으며 이 가운데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치가 약 7조490억원으로 전체 순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이사와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력, 회사 설립·성장 과정에 관여한 점 등을 고려해 스마일게이트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장기간 가사와 양육을 맡은 점과 원가족의 초기 경제적 지원 등도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했다.

특히 법원이 현금 지급이 아닌 스마일게이트 주식 자체를 분할하는 방식을 택한 점이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 주목된다.

재산분할액 전부를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권 CVO가 마련해야 할 금액은 약 2조55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권 CVO 재산의 대부분이 비상장 스마일게이트 주식에 묶여 있어 대규모 지분 매각 없이 현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 지분 35%를 현물로 분할하더라도 권 CVO가 65%를 보유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이에 따라 지분 35%를 이씨에게 이전하고 나머지 재산분할액을 현금 650억원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이번 1심 판결이 향후 확정될 경우 스마일게이트는 권 CVO가 지분 100%를 보유한 단일주주 체제에서 권 CVO 65%, 이씨 35%의 복수주주 체제로 바뀌게 된다.

권 CVO가 과반을 크게 웃도는 지분을 유지하는 만큼 대표이사 선임이나 일반적인 주주총회 의사결정 등에서 경영권이 즉각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전문경영인 체제를 중심으로 주요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단기간 기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35% 지분을 가진 새로운 주요 주주가 등장할 경우 기존 100% 단독 지배체제와는 다른 거버넌스 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 배당과 자본정책, 계열사 재편, 합병·분할, 향후 기업공개(IPO)나 지분 매각 등 주요 자본거래 과정에서 주주 간 이해관계 조율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다.

특히 상법상 일부 주요 안건은 일반적인 과반 결의보다 높은 의결정족수를 요구하는 만큼 35% 지분은 사안에 따라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지분 이전과 지배구조 변화 여부는 향후 항소와 상급심 판단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 CVO 측 대리인은 선고 직후 “재판부가 피고에게 별도의 유책 사유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향후 절차를 의뢰인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 측 대리인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대주주의 개인사에 관해 회사가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며 “회사는 종전과 다름없이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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