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RPS 막 내린다…재생e '경쟁입찰·장기계약'으로 대전환

내년부터 신규 태양광·풍력 등 정부 경쟁입찰로 일원화
한전과 장기 고정가격 계약…사업 안정성·금융조달 개선
가격뿐 아니라 국내 공급망·에너지안보 기여도도 평가
기존 REC 최대 20년 보장…현물시장 2029년 말까지 유예

정부가 15년간 재생에너지 보급의 근간이었던 공급의무화제도(RPS)를 사실상 종료하고 경쟁입찰을 통한 장기 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전면 전환한다. 정부가 발전원별 보급 물량과 상한가격을 정하고 사업자 간 경쟁을 거쳐 한국전력과 장기계약을 맺도록 해 재생에너지 사업의 수익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행 RPS를 경쟁입찰 기반 '계약시장 제도'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법률이 15일 공포된다고 밝혔다. 개정법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2012년 도입된 RPS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는 기여했지만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 변동에 따른 사업자의 수익 불확실성과 복잡한 REC 거래구조 등이 한계로 지적됐다. 정부는 이런 구조가 발전단가 인하와 국내 산업 육성을 유도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개편의 핵심은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을 경쟁입찰 시장으로 일원화하는 것이다. 내년부터 신규 설비는 발전원별 계약시장에서 정부가 제시한 상한가격 이하로 입찰 경쟁을 벌인다. 낙찰된 발전사업자는 한전과 장기 고정가격으로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한다. 장기간 수익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사업의 금융조달 가능성을 높이고 금융비용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입찰 경쟁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가격도 단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낙찰자를 선정할 때 가격뿐 아니라 국내 산업·공급망과 에너지안보 기여도 등 비가격 요소를 함께 평가한다. 저가 경쟁에만 치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국내 제조업과 공급망 강화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발전공기업과 민간 발전사 등에는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보급의무자'와 '목표관리대상자' 지위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에 맞춰 발전사업자의 설비 확충을 계획적으로 관리한다.

기존 RPS 시장은 연착륙을 위해 단계적으로 문을 닫는다. 기존 계약 등에 따른 REC는 원칙적으로 최대 20년간 계속 발급한다. REC 현물시장도 법 시행 이후 3년간 유예해 2029년 12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소규모 재생에너지 설비에는 별도의 계약시장을 마련해 제도 전환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한다.

기후부는 제도 개편 과정에서 발전공기업과 민간 발전사, 태양광·풍력 업계, 기후·환경단체,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기업 등을 대상으로 총 82차례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현재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중이며 오는 30일 서울 엘리에나호텔에서 대국민 공청회를 열어 계약시장 운영과 RPS 일몰 방안에 대한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다.

기후부는 연내 하위법령 개정을 마친 뒤 내년 1월 1일 개정법을 시행하고 첫 태양광·풍력 경쟁입찰 계약시장을 공고할 예정이다.


이경수 기후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재생에너지 사업 수익의 안정성을 높이고 체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면서도 가격을 낮추는 등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공청회 포스터.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공청회 포스터.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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