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강남권으로 상승세 확산
서울 아파트 가격이 85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만 상승 속도는 4주째 둔화했다. 강남3구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비강남권으로 상승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24일 발표한 9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3%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올랐다. 이번 상승 기간은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이어졌던 종전 최장 기록인 85주와 같다.
하지만 상승세의 속도는 낮아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29%를 기록한 이후 0.22%, 0.20%, 0.16%, 0.13%로 4주 연속 둔화했다. 장기간 상승 추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시장의 상승 탄력은 약해지는 모습이다.
지역별 온도 차는 더욱 뚜렷하다.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9월 셋째 주 0.42% 하락해 7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서초구도 0.37% 떨어졌고 송파구는 0.14% 하락했다. 반면 서대문구는 0.44% 상승했고 동대문구와 성북구가 각각 0.39%, 노원구 0.37%, 중랑구 0.36%, 강서구 0.33% 올랐다.
강북 14개 구의 평균 상승률은 0.28%로 강남 11개 구의 0.01%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 들어 9월 셋째 주까지 누적 상승률도 성북구가 14.46%, 서대문구 11.94%, 강서구 11.73%에 달한 반면 강남구는 0.30%, 서초구는 1.70%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단지에서 가격이 조정된 거래가 나타났지만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와 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승장은 과거 최장 상승기와 같은 85주를 기록했지만 시장 환경은 크게 다르다. 종전 기록이 시작된 2020년 6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였지만 현재 금리는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강화돼 차입을 통한 주택 구매 여건은 과거보다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최근 85주간 서울 아파트 가격의 누적 상승률은 약 17.49%로 종전 최장 상승기의 7.71%를 크게 웃돈다.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가 시장을 이끌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상승장은 제한된 공급과 서울 주택에 대한 수요 집중 등이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경기도에서도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도 아파트 가격은 전주 0.18%에서 0.23%로 올랐다.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수원 영통구가 1.09% 상승한 가운데 수원 권선구 0.66%, 용인 기흥구 0.48%, 화성 동탄구 0.45% 등 반도체 산업벨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합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0.17%, 전국은 0.09% 상승했다.
전세시장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10% 올랐고 서울은 0.19%, 경기는 0.15%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노원구가 0.47%, 성북구와 강북구가 각각 0.42% 오르는 등 중저가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서초구와 강남구 전세가격은 각각 0.19%, 0.15% 하락했다.
서울 주택시장의 현재 흐름은 장기 상승과 단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과거 최장 상승기에는 서울 외곽에서 먼저 가격이 꺾인 뒤 서울 전체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이번에는 강남3구에서 먼저 조정 신호가 나타나는 반면 비강남권과 중저가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85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과 함께 앞으로는 상승세가 어느 지역으로 이동하는지, 또 전체 상승률 둔화가 계속되는지가 서울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