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본 이커머스에서 K뷰티가 통하는 이유, 그리고 통하지 않는 이유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뷰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0억달러로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은 3위 수출국(5억8000만달러)으로 자리 잡으며 K뷰티의 핵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오프라인 유통 비중이 가장 높은 소비재 시장 중 하나다. 2만3000개가 넘는 드럭스토어가 전국에 촘촘히 깔려 있고, '화장품은 매장에서 직접 보고 사는 것'이라는 인식이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 K뷰티는 이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큐텐재팬은 일본 온라인 뷰티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회원 수 300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오프라인 강국에서 K뷰티만큼은 온라인에서 먼저 팔린다는 역설, 그 중심에 큐텐이 있다.

국내 K뷰티 브랜드 담당자들이 일본 진출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은 대개 비슷하다. '어느 플랫폼에 들어가야 하나?' 그런데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그 플랫폼 안에서 어떻게 팔리는 구조를 만드느냐'다.

큐텐은 라쿠텐·아마존 재팬과 달리 사실상 'K뷰티 특화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분기마다 열리는 대형 행사 '메가와리'는 일본 소비자가 K뷰티를 집중적으로 탐색·구매하는 시즌으로, 국내 브랜드가 일본 시장을 가장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교두보다.

문제는 입점 자체가 아니라 그 다음이다. 메가와리 상위 200위 제품의 누적 매출을 분석한 결과, 톱 10 상품이 전체 매출의 44%, 톱 30까지 확장해도 70%가 그 안에 집중된다. 결정적으로 톱 100 이내 상품이 전체 매출의 91%를 차지한다. 큐텐에서 랭킹 1페이지, 즉 '온라인 황금 매대'에 진입하지 못하면 사실상 보이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오프라인 드럭스토어에서 눈높이 진열대가 판매를 좌우하듯, 큐텐에서는 랭킹 상단이 그 역할을 한다. 이 랭킹은 단순한 누적 판매량이 아닌 '짧은 시간 집중력'으로 만들어진다. 톱 10 상품은 특정 2~3시간 내에 매출이 급격히 몰리는 패턴을 보이며, 저녁부터 심야(19~02시) 사이에 전체 매출의 45~50%가 집중된다. 어떤 시점에 어떤 구조로 구매를 집중시킬 것인지 사전에 설계하지 않으면, 같은 프로모션에 참여해도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챌린저스는 국내에서 1340개 이상의 브랜드, 2만1000여건의 캠페인을 통해 쌓아온 커머스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큐텐에서도 브랜드가 '온라인 황금 매대'에 진입할 수 있는 매출 구조를 역설계한다. 상품 구성부터 할인율, 메가와리 시간대별 집중 전략까지 데이터가 뒷받침하는 실행 로직을 제공하며, 단순히 많이 깎는 것이 아니라 랭킹 진입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구조 설계가 핵심이다.

지난해 1분기 일본 시장에 진출한 챌린저스는 현재까지 220개 이상의 국내 K뷰티 브랜드와 함께 큐텐에서 2200건 이상의 캠페인을 운영했으며, 누적 발생 매출은 9억엔을 넘어섰다. 현재 큐텐을 비롯해 라쿠텐, 아마존 재팬 등 일본 3대 이커머스 플랫폼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브랜드와 협업을 지속 확대하며, K뷰티 브랜드의 일본 시장 안착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시장의 문은 열려 있다. 다만, '온라인 황금 매대'가 어디인지, 그리고 거기에 어떻게 올라서는지를 아는 브랜드에게만 해당된다.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 collabo_global@whitecub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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