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을 비롯해 인텔, 도쿄일렉트론(TEL) 등이 투자한 스페인 계측 장비 스타트업 우프틱스(Wooptix)가 한국 반도체 기업에 장비를 반입하며 초기 협력에 돌입했다. 미국 KLA가 독점해 온 반도체 웨이퍼 형상·스트레스 계측 시장에 균열이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우프틱스는 최근 국내 한 반도체 기업에 연구용(Lab) 시스템을 설치하고 기술 검증 및 협력을 시작했다. 협력 기업과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이 지분 투자를 단행한 만큼 향후 삼성전자의 본 공정 도입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우프틱스는 우선 선단 파운드리 공정에 먼저 진입한 뒤 메모리 분야로 적용을 넓히는 방안을 자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프틱스는 '파면 위상 이미징(WFPI)' 기술로 웨이퍼 전체의 형상, 휨(Warpage), 나노토포그래피, 스트레스 등을 한 번에 측정하는 장비를 개발한다. 기존 방식보다 측정 속도와 해상도가 높아, 선단 공정과 첨단 패키징에서 수율을 좌우하는 웨이퍼 형상 제어 분야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다.
그동안 반도체 결함 검사와 계측 장비 시장은 미국 KLA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독주해 왔다. KLA 장비는 양산 라인에서 장기간 검증된 안정성과 앞·뒷면 동시 측정, 두께 정보까지 포함한 종합 계측 능력, 공장 공정 제어와의 연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이와 비교해 우프틱스 WFPI 기술은 단일 샷으로 웨이퍼 전체 형상을 측정하고 진동에 덜 민감하다. 패턴이나 산화막이 있는 '중반 공정' 이후 웨이퍼에서도 측정이 가능하다. 특유의 빠른 속도와 정밀도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국내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는 핵심 계측 분야에서 KLA 외에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열리는 셈이다.
우프틱스 장비의 진가가 드러나는 분야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다이투웨이퍼(D2W), 웨이퍼투웨이퍼(W2W) 등 첨단 패키징 공정이다. 칩을 적층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빈 공간(보이드)이나 들뜸 현상, 다이(칩)의 평탄도, 본딩 후 웨이퍼가 휘어지는 정도를 정밀하게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선단 로직(파운드리) 공정에서도 층간 정렬 상태를 확인하는 데 쓰이지만, 현재로서는 패키징 분야의 활용도가 더 높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파운드리와 HBM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삼성전자와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가 우선 협력 대상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우프틱스는 지난 6월 프랑스 연구기관 CEA-레티(Leti) 클린룸에 첫 완전 자동화 장비를 설치한 데 이어, 내년에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과 공동 개발에 착수해 양산 라인으로 장비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프틱스 관계자는 “한국은 삼성, SK하이닉스가 있으므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대량 생산(HVM)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한국 시장에서의 활동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