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전수조사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에 반발하는 농어민들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섰다. 국익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추진하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농어민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정부 몫 농업상생기금을 전액 적립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지금까지는 소수의 희생을 당연시 여겨왔다. (하지만) 국력도, 객관적인 상황도 많이 개선됐다”며 “불의의 피해를 입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간담회를 통해 다수의 농민과 직접 대화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1차 산업의 중요성을 꺼낸 뒤 양곡관리법·햇빛소득마을·근해어선현대화 펀드 등 해당 분야를 위한 정부의 성과와 노력을 강조했다. 신뢰 회복을 위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정부 몫 농업상생기금도 적립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1차 산업은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안보·전략 산업”이라며 “정부는 농림·축산·어업·임업인들의 땀과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데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거부권이 행사됐던 농업 민생 법안도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농지조사를 둘러싼 오해와 CPTPP 가입 원점 재검토 지시를 언급하며 “연내 가입 신청을 하지 않고 충분히 소통해서 방향을 정하도록 했다. 정부의 정책의 본래 의지와는 무관하게 농지 전수 조사를 두고 오해·우려가 있는 것도 알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농업상생기금 1조원을 마련한다고 (지난 정부들에서) 약속했는데 지금 (쌓인 게) 3000억원 남짓”이라며 “신뢰 회복 차원에서 (이번) 정부가 마저 다 채워 넣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국익을 위해 CPTPP 가입 추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남겼다. 동시에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도 다시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출 시장을 개척하면서 (그동안) 농업 분야가 많이 희생당했다. (하지만) 이제는 형평성 있게 충분히 필요한 것들을 채우면서 해야 할 정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나라가 됐다”면서 “한국은 소위 개방형 통상 국가, 수출 교역에 의존하기 때문에 경제 영토라고 불리는 세계 수출 시장을 확장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반도체만으로도 살 수 없지만 농업만으로도 살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CPTPP 가입은) 임기 안에 최종 타결이 안 될 가능성이 훨씬 많다. 가입 신청한다고 승인이 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국가가 동의해야 한다”며 “누군가가 반대하고 격렬하게 저항한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을 안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드시 억울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특별한 희생을 치르면 그에 상응하는 특별한 보상을 해야 정상적·상식적인 사회”라며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대한 의견을 좁히려고 한다. 보완 방법도 충분히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