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토큰화 주식 시장이 올해 들어 5배 이상 성장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해외 발행 상품을 고려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래에셋의 디지털자산 투자 플랫폼 디지털엑스는 리서치센터가 토큰화 주식의 발행 구조와 제도 변화, 시장 현황 등을 분석한 보고서 '토큰화 주식: 회색지대에서 제도권으로'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온체인에서 유통되는 토큰화 주식의 가치는 35억8000만달러로 연초 대비 5.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실물연계자산(RWA) 전체 시장이 54%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주요 자산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다.
토큰화 주식은 기존 주식이나 주가에 연동된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구현한 상품이다. 발행 구조에 따라 투자자가 실제 주식의 권리를 보유하는지 여부가 달라진다.
디지털엑스는 토큰화 주식을 디지털 트윈형,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 온체인 증권형, 래퍼형, 합성·파생형 등 네 가지로 구분했다. 디지털 트윈형과 SEC 등록 온체인 증권형은 배당권과 의결권 등 실제 주식의 권리를 유지하지만, 래퍼형과 합성·파생형은 주가에 연동된 수익을 제공할 뿐 의결권은 부여하지 않는다.
현재 토큰화 주식 발행 잔액의 82%는 바이낸스, 온도 파이낸스, 엑스스톡스, 로빈후드 등이 제공하는 미국 역외 상품으로 대부분 래퍼형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토큰화 주식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중앙예탁기관(DTC)은 지난 7월 토큰화 시범사업에서 실거래를 처리했으며, SEC는 9월 온체인 거래시설에 혁신 면제를 부여했다. 다만 보고서는 관련 제도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본격적인 유통시장 형성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2027년 2월 개정 전자증권법 시행을 앞두고 하위법규 개정안이 입법예고됐지만 해외에서 발행된 토큰화 주식은 제도적 논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SK하이닉스 등 국내 상장종목을 기초로 한 토큰화 상품의 해외 거래가 확대되고 있어 국내 제도가 해외 발행 상품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성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토큰화 주식을 발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한국 종목의 토큰화 거래는 국내 제도의 적용 범위 밖에서 먼저 자리를 잡게 된다”며 “토큰화 주식 시장의 제도화는 발행을 서두르는 것보다 권리·유동성·담보·참조가격을 일관된 규칙으로 연결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