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이 병역 기피를 막고 부족한 병력을 확보하기 위해 병역 면제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체중과 신장, 고혈압 등 건강상 사유로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요건을 까다롭게 바꾸면서 징집 대상자의 면제율도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은 최근 병역 면제 규정을 전면 개편했다. 병역 기피 논란과 저출산에 따른 병역 자원 감소 우려 등이 개정 배경으로 꼽힌다.
개정 규정에 따라 남성은 체질량지수(BMI)가 45를 초과해야 체중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BMI 15 미만 또는 35 이상이면 면제 대상이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저체중 기준은 폐지되고 고도 비만에 해당하는 상한 기준은 높아졌다.
키 170㎝인 남성을 기준으로 하면 체중에 따른 면제 기준이 기존 101.3㎏ 이상에서 130.2㎏ 이상으로 상향됐다.
신장에 따른 면제 기준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키가 154㎝ 이하이거나 196㎝ 이상이면 면제받을 수 있었지만, 개정 이후에는 144㎝ 이하인 경우에만 면제 대상이 된다. 150㎝ 이상이면 정규 군 복무 자격을 갖게 된다.
고혈압에 따른 면제 요건도 강화됐다. 단순히 혈압이 높다는 진단만으로는 면제받을 수 없으며, 장기 손상을 동반한 중등도 이상의 고혈압을 앓고 있어야 한다. 입원 관찰과 24시간 연속 혈압 측정도 거쳐야 한다.
SCMP는 이 같은 조치가 대만 연예인들이 연루된 병역 기피 사건과도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과거 폐결핵 치료를 받은 사람도 최소한 경미한 폐 기능 저하가 확인돼야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기준이 바뀌었다.
대만 당국은 이번 개정으로 징집 연령 남성의 병역 면제율이 기존 약 16%에서 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수천 명의 병역 자원이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