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이 참패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불만을 쏟아내고 언론과 당내 인사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국정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선거 패배를 둘러싼 공화당 내부의 책임 공방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 저녁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주요 참모들과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그러나 공화당의 패배가 가시화하면서 현장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 참석자들은 당시 상황을 '장례식장 같았다'고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무 담당 참모들에게 선거 전망과 관련해 잘못된 여론조사 정보를 제공했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은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짜증을 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패배의 책임을 외부로 돌렸다. 그는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만약 있었다면 압도적으로 승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후보들의 부진을 자신의 정치적 경쟁력과 분리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당내 인사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텍사스 선거에서 패배한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이름뿐인 공화당원(RINO)'이라고 공격했다. 보수 성향 방송사 폭스뉴스에 대해서도 민주당 인사들을 잇따라 출연시켜 공화당의 패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의회와의 대립 가능성은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트루스소셜에 'VETO(거부권)'라고 적힌 모자 이미지를 게시했다. 민주당이 주도할 의회가 통과시키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의회 견제가 강화되면서 주요 정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패배 이후에도 책임을 참모와 언론, 당내 인사들에게 돌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은 향후 공화당 내부 갈등을 키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