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주 투자 손해와 직원 성과급 이해충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액 성과급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막대한 이익을 직원들에게 배분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본 주주와 성과급을 앞둔 직원들의 이해관계 차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A씨는 최근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 구조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주목받았다.
A씨는 반도체 산업이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호황기에는 막대한 이익을 거두지만 불황기에는 대규모 적자를 감수해야 하며,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따른 위험은 기업과 주주가 부담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직원들이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생산라인 가동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성과급 협상이 기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무별 기여도를 반영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핵심 기술 개발 인력과 생산직, 사무직, 지원 인력에게 직무별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비슷한 수준의 고액 보상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논란의 또 다른 쟁점은 주주와 직원 사이의 이해관계다. A씨는 직원들의 성과급은 지급 시 확정적인 소득이지만 주주의 투자수익은 주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하락하면 주주들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주가 하락 관련 온라인 게시물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기준 주가가 낮아지면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1억원의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을 때 기준 주가가 25만원이면 400주지만, 20만원이면 500주를 받게 된다.
다만 이는 지급 기준 가격에 따른 단순 계산으로, 실제 성과급 지급 방식과 기준은 회사의 보상 제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논란은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성과 배분을 넘어 기업의 이익과 투자 위험을 누가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고액 성과급이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인재 보상인지, 주주와의 이익 배분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한 구조인지를 놓고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