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원탁토론 지상중계>주제발표-이상희 국회 과기정통위원회 위원장

◆국가정보 경쟁력의 잣대:전자정부

세계는 이미 디지털시대와 정보사회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맞춰 우리나라의 국가조직체계도 변해야 한다. 그 근간은 바로 전자정부다.

전자정부란 입법·사법·행정부 등 정부 공적기관이 국민과 의사소통을 하는 데 있어 전자문서의 생산·이용·보관·전달 등 정보기술의 이용이 보편화된 미래형 정부를 의미한다.

구미 선진국들은 지금 전자정부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령 미국의 경우 지난 90년대초부터 정부개혁과 전자정부를 추진, 지난 9월에는 인터넷으로 공과금을 납부하고 사업자등록은 물론 건축허가 등 민원업무 처리가 가능한 정부 포털사이트를 개통했다. 특히 미국은 오는 2003년까지 모든 정부서비스와 정부문서를 전자적인 형태로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싱가포르도 지난 92년 「IT-2000」 계획을 발표하고 전자정부를 통해 정부개혁을 추진했으며 모든 국민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싱가포르원」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자정부 구현은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국민위주의 서비스에 최우선 과제를 두고 이를 위해 정보기술서비스를 전략적으로 개발, 정보공유 등의 기반을 구축하고 산학연간 협조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전자정부 구현방법의 요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전자정부는 기존 관료중심 정부행정서비스를 민중심으로 새롭게 개선하고 정책수립시 각개 부처에서 제기하는 갖가지 갈등요소를 정부전산망을 최대한 활용해 이해관계를 조절해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기관별로 컴퓨터를 보급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일부 업무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것을 전자정부인 것으로 착각해 왔다. 전자정부에 대한 관료들의 발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국민을 통제한다는 권위적인 행정서비스 개념을 바꿔 시민 모두가 정부정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자적 정부」로 발전해야 한다.

사실 정부의 지나친 간섭은 우리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우선 민원행정의 비효율성이 가장 큰 문제다. 입법·사법·행정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하면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소액심판사건이나 경범죄는 영상을 통한 간이재판이 가능하다.

한편 전자정부 구현과 정부 개혁에 있어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는 「사람」이다. 행정고시·사법고시 등 고시출신보다는 행정서비스의 정보화 마인드를 가진 행정전문가가 인정받는 정부가 돼야 한다.

특히 시장경제의 원리를 행정서비스에도 그대로 적용, 수평적 인사이동에 의해 전문가가 수시로 정부에 들어가고 나가는 인력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것은 기존 연공서열식의 인력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편 전자정부는 기존 정부의 틀을 바꾸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고시출신 등 보수적·권위적 관료들의 반발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부내에서 스스로 개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자정부는 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추진해야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 청와대에 정보화수석직을 신설해 전 행정부처와 각개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유도하면서 정보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행정자치위원회·재정경제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가 공동으로 전자정부 특별위원회를 두고 입법과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국회가 현재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타당한 목표, 원칙 및 추진방법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 법안이 제정되면 정부는 전자정부 추진단을 만들어 구체적인 구현계획을 수립, 하나의 정부시스템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이른바 「제5의 권력」으로 등장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인 비정부기구(NGO)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득권 관료들을 설득하고 언론을 통해 이를 공론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