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운영협의회가 이달 출범한다.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의 ICT 정책을 조정하는 차관급 협의체다. 정부는 청와대, 총리실, 국정원까지 참여한 이 협의회가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에 새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러한 기대와 달리 이 협의회가 제 성과를 낼지 의문이다. 기구 자체의 성격이 그렇다. 협의 기구라서 합의를 도출하기보다 논의에 그칠 수 있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해당 부처가 수용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더욱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ICT 거버넌스를 놓고 부처들이 신경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협의회가 현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기보다 각 부처 영역 다툼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협의회는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다. 현 정부 들어 ICT산업계 불만은 극도로 고조됐다. 이 점에서 협의회 주요 안건으로 대·중소기업 상생발전, 소프트웨어(SW), 콘텐츠산업 육성, 정보보호 등 현안과 새 ICT전략 방향을 담은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이런 현안을 한꺼번에 풀기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격월로 개최해도 올해 최다 다섯 번이다. 각 부처가 이미 마련한 정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저것 논의하는 것보다 한두 현안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다. 그래야 성과도 나오고, 산업계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ICT 거버넌스 논의는 필수다. 총선이 끝나면 대선 정국이다. 여야 모두 ICT거버넌스 개편을 기정사실화했다. 뜨거울 수밖에 없는 정쟁을 합리적 대안 경쟁으로 바꾸려면 행정부 차원의 차분한 논의가 따로 있어야 한다. 각 부처가 기득권을 버린다는 태도로 협의회에 임해야 앞으로 받을 조직개편 충격은 덜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