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타트업, 창업보다 글로벌화에 집중할 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업무계획 발표 자리에서 스타트업 7대 강국 진입, 핵심 원천기술 확보 및 미래 성장동력 창출, ICT 성과 창출, 과학기술·ICT 글로벌 확산 4대 전략과 세부계획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특히 ‘창업→성장→매각 또는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창조경제 생태계를 완성해 스타트업 7대 강국으로 올라선다는 목표에 눈길이 쏠린다. 세계 10위권으로 평가되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수준을 7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상생모델 확산, 지역 전략산업 육성, 고용존 구축 등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호 윈윈모델로 창조경제혁신센터 기업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창업비용을 줄이고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지원을 강화해 쉬운 창업환경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동안 스타트업 프로젝트는 창업에 초점을 맞춰왔다. 중소기업청을 비롯해 유관부처가 저마다 창업을 위한 백화점식 지원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과 짝을 지어 동반성장을 외쳐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이하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쏟아져 나온 스타트업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러다 보니 출구 전략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투자자는 회수가, 스타트업에는 국내외 인수합병(M&A)이 절실해졌다. M&A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 남은 과제다.

실제 스타트업 90%가량은 M&A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M&A를 위해 실리콘밸리 진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창조경제 생태계 밑단인 ‘매각이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창업·성장보다 지원 체계가 덜 갖춰진 편이다. 가치평가가 주먹구구다 보니 어떻게 거래돼야 하는 지도 헷갈려 한다. 창업이나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던 벤처기업 창업 전략 수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미래부는 이미 지난해 스타트업 글로벌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배출된 스타트업 해외진출 목표를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스타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스타트업이 직접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글로벌화는 M&A에 비해 성공확률이 낮지만 성공 열매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정부는 어느 정도 체계가 갖춰진 창업과 성장 지원보다 글로벌화에 역량을 집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