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커넥티드 '카봇'으로 변신한 렌터카

커넥티크 렌터카를 빌린 고객이 ODB(운행기록자기진단장치)와 연동한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제주=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커넥티크 렌터카를 빌린 고객이 ODB(운행기록자기진단장치)와 연동한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제주=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렌터카가 정보통신(IT)기술을 만나 커넥티드 차량으로 변신한다.

다음 달부터 제주 지역 렌터카에 국내 최초로 '스마트오더' 서비스가 탑재된다. 차량내 무한 와이파이가 운영되고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 내 결제는 물론 가맹점에서 상품을 주문, 픽업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통합(O2O) 서비스가 현실화된다.

제주패스와 퍼시픽렌트카, LG유플러스, KB국민카드, 스타트업 페이민트가 합작해 만든 시범 차량으로 올 하반기 '커넥티드 렌터카' 확충에 나선다. 현재 약 100여대가 운행 중이다.

스마트오더 서비스가 구현되면 앞으로 제주 전지역에서 미리 식당을 예약, 결제하거나 특산품이나 식음료를 사전 주문하고 픽업할 수 있다. 무한 와이파이 탑재는 물론 자기진단장치(OBD)를 통해 모든 운행기록 정보를 빅데이터화 한다. '커넥티드 인공지능(AI) 렌터카' 시대가 도래했다.

커넥티드 렌터카 차량을 직접 시승했다. 기존 렌터카와 무엇이 다른지, 어떤 기능을 구현했는지 차를 직접 몰며 체험했다.

◇“12번 과속하셨습니다, 교통체증 구간입니다.”

차량내 설치된 OBD 단말기. 자동차의 고장여부, 배기가스 방출량, 위치 등 현재 상태에 대한 정보를 자동으로 저장, 운행기록을 볼 수 있다. 또 무한 와이파이를 탑재해 차량 내에서 인터넷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차량내 설치된 OBD 단말기. 자동차의 고장여부, 배기가스 방출량, 위치 등 현재 상태에 대한 정보를 자동으로 저장, 운행기록을 볼 수 있다. 또 무한 와이파이를 탑재해 차량 내에서 인터넷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커넥티드 단말기가 탑재된 카니발 차량을 빌렸다. 커넥티드가 가능한 차량은 카니발과 모닝 2종이다. 대가족이 많이 타는 카니발과 비교적 운전 실력이 미숙한 젊은 여성을 위해 모닝에 커넥티드 기능을 탑재했다.

운전석 옆에는 생소한 단말기가 달려 있다. 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OBD)다. 나의 운행정보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실시간 알려주는 일종의 블랙박스다.

탑승 후, 에코 드라이빙 앱을 켰다. 운행 기록이 실시간 기록됐다. 급과속을 몇 번 했는지, 교통체증구간이 어디인지, 공회전은 몇 번 했는지 모든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나의 운행 정보는 수치화돼 기록된다. 이 수치를 경로상 맵에 표기해주기 때문에 어떤 경로에서 내가 과속을 몇 번 했는지도 알 수 있다. 렌트카 반납 시점에 계량화한 모든 운행 빅데이터를 알려준다. 이 정보는 향후 제주도 교통과 관광 정보로 활용한다.

커넥티드카 렌터카를 이용중인 고객에게는 제주 52개 카페에서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커넥티드카 렌터카를 이용중인 고객에게는 제주 52개 카페에서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일부러 과속과 공회전 등을 했더니 앱이 경고한다. 모범 운전을 한 운전자에겐 다양한 경품을 주는 등 별도 리워드도 있다.

◇렌터카, 큐레이션과 스마트결제 영역까지 진화

시범사업에 참여한 제주패스는 주요 맛집 정보 등을 OBD 앱과 연동했다. 제주 52개 카페에서 커피를 무료 제공하는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진화시켜 다음달부터 차량내에서 결제, 예약하고 상품을 픽업할 수 있는 O2O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민카드와 제주패스, 페이민트가 합작한 최초의 렌터카 스마트오더 서비스다.

제주패스가 보유한 1000여개 가맹점 정보를 연동한다. 렌터가를 운행할 때 앱을 통해 각종 쿠폰과 할인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상황에 맞는 관광정보도 알려준다. 월요일 오후 2시에 사람이 가장 즐겨찾는 관광지를 물으면 알려준다.

모바일에 익숙치 않은 중장년층을 위해 국내 최초로 네비게이션 결제 기능 탑재도 협의 중에 있다. 네비게이션에 결제 수단을 입력하면 모든 결제가 차 안에서 이뤄지는 '네비게이션 오더링'서비스다.

네비게이션에 성산 일출봉에 가겠다고 말하면, 목적지를 설정하고 가는 중간에 있는 맛집과 카페 쿠폰 등을 차량에 보내준다. 승인하면 실시간 결제도 이뤄진다. 대형 주유소들과 주유 뒤 자동 결제가 이뤄지는 '카 커머스' 사업도 논의 중이다.

다양한 여행정보 제공 등 기존 시범서비스에 다음달 O2O 상용서비스까지 더해지면 가족단위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제주=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