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경증환자 받으면 수가 덜 받는다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중증종합병원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경증환자 수가를 낮춰 중증환자 중심으로 진료 보도록 유도한다. 또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는 경증 외래환자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등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해소한다.

보건복지부는 4일 상급종합병원 환자 집중 해소를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려 적정 의료 보장과 효율적 의료체계 운영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적이다. 실제 의료기관별 외래일수 점유율은 상급종합병원이 2008년 4.1%에서 5.6%로 오른 반면 의원은 81.3%에서 75.6%로 줄었다. 입원일수 점유율 역시 상급종합병원이 2008년 14.9%에서 16.7%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의원은 13.8%에서 7.7%로 하락했다.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제4기(2021~2023년)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을 중증환자 중심으로 강화한다. 지정을 위해서는 중증환자가 입원환자의 최소 30% 이상 충족해야 한다. 중증환자를 더 많이 진료하는 병원은 평가점수를 더 받을 수 있다.

경증환자 입원환자과 외래 진료비율은 종전 각각 16%, 17% 이내에서 14%와 11% 이내로 낮춘다.

수가구조도 중증환자를 많이 볼수록 유리하게 개선한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중증·경증 여부 관계 없이 환자 수에 따라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받고, 종별가산율도 동일하게 지급된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

앞으로는 경증 외래환자에 대해서는 의료질평가지원금을 주지 않는다. 외래 경증으로 확인된 환자는 종별 가산율 적용을 배제해 중증환자 진료 중심으로 전환한다. 대신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진료는 적정 수가를 지급하고 다학제 통합 진료료 등 중증환자 심층진료 수가도 조정한다.

중증환자 중심 의료기관으로 변하기 위해 명칭 역시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중증종합병원으로 변경한다. 현재 명칭이 의료기관 기능을 인식하기 어렵과 병원 간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병·의원 의사가 의학적 판단에 따라 꼭 필요한 환자를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 진료의뢰가 이뤄지도록 한다. 환자가 병·의원에 진료의뢰서를 요구해 선택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을 가는 기존 구조를 개선한다. 진료의뢰 원칙을 의사가 적정한 상급종합병원으로 직접 의뢰하는 '의사 직접 진료의뢰'로 정한다. 의뢰·회송시스템을 활용해 의사가 직접 의뢰한 경우에만 의뢰 수가를 적용해 병·의원 참여를 유도한다.

또 서울·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진료 의뢰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서울·수도권으로 진료 의뢰할 경우 의뢰수가를 차등화한다.

상급종합병원에 내원한 경증 환자나 상태가 호전된 환자는 신속히 지역 병·의원으로 돌려보낸다. 적절한 후속조치가 가능하도록 회송 절차와 기준을 강화하면서 각종 의료기관 평가에도 반영해 참여유인을 높인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이용에 대한 비용 부담 수준도 적정화한다. 실손보험 등으로 환자 실 부담이 거의 없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손보험 보장범위를 조정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검토한다. 경증질환 외래환자는 상급종합병원 이용 본인부담률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본인부담상한제에서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환자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을 찾지 않고도 지역 내에서 충분하고 적정한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우수병원을 시범 지정한다. 이를 통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환자 집중 해소 성과 등에 따라 추후 제도화하면서 보상방안 등을 검토한다.

이번 대책은 이달부터 즉시 시행 준비에 들어간다. 건강보험 수가 개선 관련 사항을 논의해 내년 상반기 중 시행한다. 중장기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한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