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국회 정무위원회의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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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국회 정무위원회의 '1·2·3'

국회의원은 욕을 먹는다. 과거에도 먹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짙다. 수많은 행사에 나가 사진을 찍고, 국정감사에서 호통을 치며 정부를 질책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왜 욕을 먹을까. 정작 해야 할 일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해야 할 단 하나의 일, 그것은 '입법(立法)'이다.

필자가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업무 영역이 가장 넓은 편에 속한다.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조정실부터 사회과학 분야 연구기관을 총괄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까지 다양한 부처를 감사한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기관이 없다. 다만 국민 경제 생활과 모든 업계의 생존에 직결된 금융 업무를 관장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이 큰 관심을 받는 것 또한 사실이다.

금융권은 4차 산업혁명 쓰나미를 최전선에서 맞닥뜨리는 분야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두뇌들이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고 뛰어드는 전쟁터다. 이 전쟁은 두 가지 화두로 정리된다. 첫째 금융 지능화, 둘째 화폐 디지털화다.

이에 대한 핵심 법안 세 건(신용정보법, 특금법, 금융소비자보호법)이 그동안 계류돼 있다가 지난주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됐다. 우선 신용정보법은 이른바 '빅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가운데 하나이며, 데이터를 가공해 금융 산업 등에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금융 지능화를 가속화할 신호탄으로 기대된다.

'특정 금융 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은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공백 상태를 해소하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려는 취지다. 원칙으로는 포괄 성격인 '가상자산 기본법' 형태로 준비되면 좋겠지만 이미 늦은 감이 있다. 다 할 수 없다면 '국제 기준 준수'를 우선순위로 놓고 하나씩 맞춰 가는 게 현실에 맞다. 화폐 디지털화에 대해 우리 정부도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은행, 여신전문업, 저축은행을 포함한 11개 개별 제·개정 법률안을 통합·조정하려는 것이다. 금융 혁신이 중요한 만큼 소비자 보호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손해배상 입증책임 전환, 집단소송제 도입에 대한 찬반양론이 맞서는 상황이어서 지속해서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수년간 논의를 이어 온 상황이어서 여·야·정 간 이해가 상당히 진전됐다는 점은 다행이다.

빅데이터 3법 모두 합의될 것을 기대했지만 당일 가결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다. 올 7월부터 시행된 '일하는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별로 '매월 2회 이상' 법안소위를 개최해야 한다. 회의 날짜는 여야 협의 사항이지만 회의 개최 여부는 국회법 제57조에 명시되어 있음을 국회 정무위원장으로서 모든 국민들께 알린다. 국회가 일하도록 매의 눈으로 감시해 주길 바란다.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min788225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