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 “여건이 성숙하자마자 방문이 성사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26일 말했다. 전날 일본 방문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한 왕 부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잇달아 접견하고 한·중 발전 방안과 지역·국제 현안 등에 관해 논의했다.
왕 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강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 방한 여부에 대해 “방문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한·중 양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시 주석 방한을 성사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왕 부장은 '방문 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자 마스크를 가리키면서 코로나19가 통제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차례 따뜻하게 시 주석을 국빈으로 초청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한국 측의 대 중국 관계에 대한 높은 중시, 한·중 관계를 심화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적극 보여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한·중 협력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했다. 왕 부장은 “방역 협력, 경제·무역 협력, 지역 안정을 지키기 위한 협력, 한반도 문제의 평화 해결을 위한 협력,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등은 “시급히 해야 할 일”이라고 표현했다.
강 장관 회담에서는 “코로나19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한·중 관계를 중시하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라고 했다. 왕 부장은 “코로나19 상황에도 지난 8월 양제츠 정치국원에 이어 내가 방한한 것은 한·중 외교 당국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짐을 보여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양국의 지속 발전에 대한 정상 차원에서 공통의 의지를 바탕으로 오랜 제반 분야에서의 성과를 평가하고, 2022년 수교 30주년을 앞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오후에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시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전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면담에서 코로나19 대책과 경제 회복을 위해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왕 부장은 문 대통령 접견을 마친 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여당 관계자와의 만찬 장소로 이동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