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만난 유영민, “국민의힘에 떼 좀 쓰겠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협치를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가 요구한 사안을 수첩에 메모하면서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유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를 잇따라 예방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3번째 비서실장으로 임명된지 닷새만이다.

여당은 방문하지 않았다. 야당에 대한 '존중과 배려'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유 실장을 맞은 주 원내대표는 “어려운 때 중책을 맡으셨다”며 '협치'를 위해 문 대통령을 잘 보좌해달라고 덕담을 건넸다.

다만 “(여권의 사면 논쟁에) 저희가 좀 수모를 당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쏘아올린 전직 대통령 사면을 염두한 발언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가 요구한 것도 아닌데, 여당 대표가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한 다음에 자기들끼리 되느니 안 되느니, 반성해야 하느니 하는 자체가 수모”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면권자인 문 대통령이 조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 통합에 기여하는 쪽으로 결론 나올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고 했다.

유 실장은 이에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한 면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등 주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향해 쏟아낸 불만을 경청하면서 수첩에 적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경제와 일상의 회복을 강조했다. 유 실장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국가에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떼를 좀 쓰겠다”며 “개인보다 국가, 국민에게 굉장히 엄중한 때라고 생각해 꼭 좀 도와달라”고 했다. 민생 입법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실장은 김종인 위원장과도 20여 분 동안 비공개 환담을 했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이나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일대일 영수회담 등 민감한 이슈는 화제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사태가 확대되면 사회적 혼란이 올 테니 청와대가 진정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고, 유 실장도 “(청와대와 국회 사이에서) 열심히 심부름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