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분석] 미래차 글로벌 부품사로 도약 중인 현대모비스

현대차·기아 확실한 매출처 확보
자율주행 등 미래차 대응역량 갖춰
UAM 등 새로운 시장 진출 활기
반도체 내재화로 수익 향상 기대

[상장기업 분석] 미래차 글로벌 부품사로 도약 중인 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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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개요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부품 업체로 1977년 6월 설립됐다. 1989년 9월 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주식을 상장했다. 자동차 모듈과 부품제조사업, AS용 부품사업이 주력이다. 자동차 3대 핵심모듈인 섀시모듈, 칵핏모듈, 프런트-엔드 모듈(FEM)을 조립·생산해 현대차와 기아 등에 직서열 생산방식(Just In Sequence)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 제동·조향·에어백·램프 및 전장·전동화 부품 등 다양한 부품을 생산해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운행 중인 모든 현대차·기아에 소요되는 보수용 부품의 공급을 책임지는 AS용 부품사업도 주력 사업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레벨 3 자율주행 기반의 2인용 초소형 모빌리티 엠.비전 팝.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레벨 3 자율주행 기반의 2인용 초소형 모빌리티 엠.비전 팝.
[상장기업 분석] 미래차 글로벌 부품사로 도약 중인 현대모비스

■SWOT

△강점(Strength)과 기회(Opportunity)

현대모비스는 모듈 및 부품제조사업과 사후서비스(AS) 부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은 완성차의 생산 대수에 연동되기 때문에 경기 변동에 따라 매출의 증감이 발생하며, AS용 부품사업은 고객사 운영 대수에 영향을 받는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사태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현대모비스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현대차그룹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AS 부품 수요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보유대수는 1분기 기준 2453만대인데 이 중 1711만대, 69.7%를 현대차·기아가 차지한다. 해외 AS수요 운행 대수는 2020년 말 4127만대에 달한다.

글로벌 '코로나19' 사태로 차량 판매 감소로 AS 수요 운행 대수가 일부 감소했지만 점진적 시장 안정화 및 소비심리 회복 등에 따라 매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인 파워트레인 연료전지 통합모듈(PFC)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고객사인 현대차는 세계 1위 수소전기차 업체다. 현대모비스는 2017년 충북 충주에 수소연료전지 전담 공장을 구축해 양산하고 있다. 2019년에는 울산에 전동화 부품 공장을 구축해 양산에 들어갔다.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핵심기술 역량은 강화하면서 동시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보틱스 등으로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방침에 따른 전략적 조치로 추가 수익원 확보가 기대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래 사업의 50%를 자동차로, 30%를 UAM으로, 20%를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만큼 사업적 기회가 많다.

현대모비스는 UAM 사업에 있어 진출 가능한 부품 분야와 신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UAM 사업에서 전동화 추진체, 항공 전장 등 분야에서 현대모비스의 사업 역량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로부터 전격 인수한 세계 1위 로봇 전문업체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협업도 기대된다.

반도체 내재화에 따른 수익성 향상도 기대된다. 현재까지 완성차 업계는 범용 반도체에 의존도가 높아 수요 증가에 따라 생산 차질을 빚어왔다. 현대모비스는 전용 반도체 개발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사업 효율화를 위해 현대모비스가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을 인수토록 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각종 센서와 유기적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SW) 기술 경쟁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 구현과 차량의 플랫폼화도 현대모비스에 기회다. 전통적 완성차 업체만 차량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SW기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부터 목적기반차량(PBV) 제작 협업 기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엠.비전 엑스' '엠.비전 팝' 등 다양한 콘셉트카를 공개하면서 미래차 대응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계속된다. R&D 직접 투자 규모는 현재 1조원 수준에서 2025년에는 1조7000억원 수준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선행기술 연구개발에 자원 투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전체 R&D비 대비 14% 수준인 선행 기술 연구개발비를 2025년엔 30%까지 늘릴 예정이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콘셉트 엠비전S.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콘셉트 엠비전S.

▽약점(Weakness)과 위협(Threat)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에 자동차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그래서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지속적 추가 성장에 한계점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2021년 1분기 기준으로 현대차(38.6%)와 기아차(34.5%)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73.1%에 달했고, 베이징현대까지 합치면 그룹 내 의존도는 80%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모비스의 1분기 매출은 9조8158억원, 영업이익은 4903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5%, 35.9% 늘었지만, 대부분이 현대차·기아와 거래에서 발생한 실적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의존도가 높은 것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부정적일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좋을 때는 함께 매출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거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현대차와 기아가 판매 부진을 겪었을 때처럼 타격도 함께 입는다. 회사는 자생력 확보를 최대 목표로 삼고 해외 사업 판로를 개척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의 그늘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대차·기아와는 달리 현대모비스의 사업 부문은 모듈과 자동차 부품 매출의 약 80%가 몰려 있다. 나머지 20% 비중인 AS 부문도 현대·기아차의 수리 주문이 들어오면 부품을 공급하는 형태다. AS 사업 부문도 매년 전체 매출의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현대차와 기아 고객을 통해 발생한 매출이다.

이처럼 편중된 사업구조는 부품사 입장에선 또 다른 약점이 될 수 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생산라인이 멈춰섬에 따라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는 피해가 적지 않다. 또 빈번하게 발생하는 노사 문제뿐 아니라 최근 차량용 반도체나 전동 모터 수급 문제로 자동차 생산이 지연되면서 현대모비스가 그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60%까지 낮출 것이란 내부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모듈·부품제조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하면서 당초 계획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성장 둔화로 경쟁 강도가 심화되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의 대안으로 친환경차 개발, 자율주행 기술 확보 등을 위한 기업의 체질 개선이나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은 위협적 요소로 꼽힌다.

친환경차는 원가부담이 높고 규모의 경제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판매 비중 확대는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전환되는 과도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놓여있다. 환경규제로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해야 하지만 소비자 수용성 문제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는 기술적 전략 부재도 다소 불안한 요인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의 차량용 레이더 기술력을 빠르게 확보했으나 자율주행의 핵심 센서 부품인 라이다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2019년 미국의 라이다 업체 벨로다인에 6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지만, 현재까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가 2022년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90'부터 라이다를 탑재할 예정이었지만, 벨로다인 제품이 아닌 프랑스 발레오 제품이 최종 선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벨로다인에 투자한 성과가 묘연해진 상황이다. 현대모비스는 독자적으로 라이다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양산 기술까지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미래차 진출도 잠재적 불안 요소다. 구글·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유명 ICT 기업들이 일제히 미래차 기술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이미 2009년부터 자체적으로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무인 자동차 기업 '웨이모'가 탄생했다. 또 애플은 지난 2014년 '타이탄 프로젝트'를 통해 자동차 분야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전기차, 자율주행 관련 특허를 지속해서 출원하고 미래차 분야의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애플은 올해 초에는 현대차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협업을 제안하면서 자동차 분야의 진입로를 개척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차뿐 아니라, 지난 5월 '미국반도체연합(SAC)'에도 참여하며 차량용 반도체 부품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MARKET COMMENT

키움증권:현대차·기아 글로벌 판매의 양적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동사 핵심 부품 및 모듈 사업의 수익성이 완성차 업체 제품 믹스 개선에 동행하지 못한다면 증익 규모는 향후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하향조정. 목표주가 36만원.

현대차증권:E-GMP기반 전기차 확대와 반도체 사업 양수, 로보틱스 투자 등 현대차 및 시장대비 밸류에이션 할인 해소 기대. 다만 주가 할인 해소 요인인 전동화 매출비중 확대는 E-GMP 구동모터 안정화가 기대되는 2020년 말 이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 목표주가 43만원.

메리츠증권:현대모비스 1Q21 실적, 컨센서스 하회, 기업가치 평가의 기준이 되어왔던 현대차·기아와의 비교 관점에서 단기 실적, 미래 성장 동력의 성과, 장기 손익 가이던스 모두 불편한 차이가 발생 중이며 현대차·기아 대비 기업가치 상승 상대 매력도 비교열위라고 판단. 적정주가 34만5000원으로 조정.

IBK투자증권:분기 환율 및 운송비 영향이 있었고, 2분기에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영향 등이 예상되지만 일시적 요인으로 판단. E-GMP 물량 대응이 본격화되며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률 개선추세가 확인될 것으로 기대. 목표주가 39만원.

유진투자증권:차량용 반도체 이슈로 인한 감산 효과가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 있음. 단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을 것. 상반기 기대 이하의 물량 효과로 주가 부진. 목표주가 4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