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데스크톱 중기간 경쟁제품 반대"…중소업계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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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데스크톱 PC의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재지정을 두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공식적으로 반대의견을 냈고, 중소업계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코로나19와 부품값 폭등 등 어느 해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PC 업계를 위해 제도적 지원 방안 마련은 필요하지만 지나친 조달시장 의존도 등 부작용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달 초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데스크톱 품목의 중기 간 경쟁제품 지정 관련 조정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조정회의는 연말 데스크톱 품목 중기 간 경쟁제품 재지정 심사를 앞두고 반대의견이 접수됨에 따라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마련됐다.

중소기업중앙회에 지정 반대 의견을 낸 곳은 삼성전자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다. 이들은 반대 이유로 '특정 기업 매출 쏠림현상' '품질·서비스 등 수요기관 불편'을 든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사유로 든 특정 기업 매출 쏠림현상은 조달PC 시장에서 공급 실적 기준 상위 3개 업체가 절반 이상 점유율을 가지면서 시장을 독점한다는 게 이유다. 실제 올해 상반기 조달시장에 판매된 데스크톱은 총 15만2640대로, 이 가운데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은 50.5%다. 상위 5개사로 확대하면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또 다른 이유인 품질과 서비스 등 수요기관의 불편은 중소기업 특성상 신속한 사후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 문제 역시 소수 기업이 시장을 과점하다 보니 서비스나 제품 혁신을 추구하지 않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중소업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중소업계는 우선 소수 기업에 의한 과점 주장은 상위 3~5개 기업의 점유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쏠림이 해소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달 PC시장에서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은 2018년 60.5%, 2019년 52.1%, 2020년 45.8%로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또 수요기관의 불편 역시 조달시장에서 납품기일 준수와 사후관리에 문제가 생기면 사실상 다음 사업 수주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공공조달시장 데스크톱 공급 실적
<공공조달시장 데스크톱 공급 실적>

중소 PC업계는 중기 간 경쟁제품 지정은 생존권과 결부된 문제로, 반드시 재지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경영이 악화하고, 최근까지도 글로벌 반도체 수급 문제로 그래픽카드 등 부품가격이 폭등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조달시장까지 막히면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중소 PC업계 관계자는 “현재 40여개 조달등록 중소업체는 사실상 이 시장이 아니면 생존이 어렵다”면서 “대기업이 지정을 반대하는 것은 자신들이 공공조달 시장에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비판했다.

데스크톱은 2013년 처음으로 중기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됐다. 연말에 재지정이 결정되면 내년에 10년 차에 접어들게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소 PC업계 상황을 고려해 제도 지원은 필요하지만 업계도 공공조달 시장 의존도를 해소하고 자생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요 중소 PC업계의 공공조달 시장 매출 비중은 90%가 넘는다.

고대식 목원대 지능정보융합학과 교수는 “중기 간 경쟁제품 지정제도는 공공조달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민수시장에 경쟁할 체력을 기르는 게 취지”라면서 “지난 10년 간 성장이 정체됐다면 단계적으로 지정 범위를 축소해 경쟁력을 기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