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뒤흔드는 대장동 의혹...여당 곽상도 '뇌물', 야당 이재명 직접 겨냥 '특검' 압박

여, 곽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은 '뇌물'
"고발사주 덮으려다 누워서 침뱉기로"
야, 국정조사·특검 도입 앞세워 압박
"퇴직금 문제까지 특검하자" 강경대응

경기도 성남시청 인근 교차로에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과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 이름으로 상반된 의미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청 인근 교차로에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과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 이름으로 상반된 의미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여야 모두 '화천대유는 누구 것'이냐며 공세를 높이고 있다. 여당은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원 퇴직금 수령을, 야당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직접 겨냥하며 특검을 요구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곽 의원 아들이 받은 50억원 규모 퇴직금을 '뇌물'로 규정했다. 윤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 당시)민정수석 아버지에게 준 뇌물로 보는 것이 국민 상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이런 비리 사실을 알고도 우리 당에 '게이트'라면서 이재명 후보를 공격한 것에 대한 대가는 톡톡히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덮으려고 아무거나 주워 덮으려다 오히려 누워서 침 뱉기가 돼 돌아온 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곽 의원 아들 퇴직금을 타깃으로 공세를 높이는 가운데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 대표 이한성 씨가 이재명 후보 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화천대유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018년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 직후 지사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고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지냈다.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이한성 그분이 언제적 보좌관이셨냐. 이재명 경기지사(후보)와 연결하는 건 사실상 무리”라고 일축했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캠프 소속 여부에 대해선 “사실무근인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여권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이 핵심고리고 수익 배분에도 유씨가 참여했다면 문제가 된다. 만약 어떤 것이 드러난다면, 이재명 지사가 사람을 잘 못 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특검'을 하자며 이재명 경기지사를 압박했다. 곽 의원 의원직 사퇴카드는 물론 곽 의원 아들 퇴직금 문제도 특검 하자고 강경 대응 의지를 다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제명 절차 전 곽 의원 스스로가 사퇴하는 게 맞다고 보시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한 사실이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여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특검을 통해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절대다수의 국민이 수사의 필요성에 공감하는데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막말과 억지 주장을 앞세운 정치공세에만 욕심을 내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특검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그야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이재명 지사가 말했으니 우리가 하자는 것 아닌가. (특검을) 쌍수를 들어 환영할 사람은 바로 이재명 지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만약 끝까지 특검을 피한다면, 화천대유는 이재명 지사의 것이라고 국민은 믿을 것”이라고 했다.

각 대권주자들도 이재명 경기지사를 직접 또는 간접 겨냥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에 “본인(이재명)이 방송에 나와 '설계자'라 자백하고, 본인이 사인한 증거까지 명백한데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는가. 대장동 게이트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주범은 그대로 활개 치게 놔두고 곁가지 수사에만 열을 올린다면 이 또한 정치검찰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도 “(사건의) 큰 그림을 어렴풋하게 짐작한다. 차차 나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낙연 캠프 복지국가비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이 제주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는 2주 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대장동 설계자'라고 스스로 밝혔다”며 “설계가 사안의 본질이고 몸통이라는 것은 상식인데, 그럼 공영개발의 외피 속에 화천대유·천화동인에 거대한 불로소득을 몰아준 데 대해 누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경기 수원시 경기언론인협회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논란 '화천대유' 의혹을 최초 보도한 언론을 만났다. 대장동 특혜 의혹 '참전'을 공식화한 셈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