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문체부 장관이 메타버스 회의를 '이·상·청'

웨이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웨이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유명 사격 국가대표 선수 출신 스포츠인이 어느날 갑자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됐다. 1년 남짓 남은 임기만 조용히 채우면 되는 일명 '땜빵' 장관. 그런데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는 이슈가 잇따라 터지더니 이제는 남편까지 납치를 당했다.

더 이상 논란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최대한 조용히 남편을 찾으려면 남편 실체가 숨겨진 메신저 계정을 추적해야 한다. 이정은 문체부 장관(김성령 분)은 남편 계정을 추적해줄 최고 정보기술(IT) 기업 엔코어 하윤주 의장을 만나기 위해 가상현실(VR) 세계에 접속한다.

현실도 공상과학(SF) 영화도 아니다. 정치 블랙코미디 소재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이상청)' 속 이야기다. VR과 증강현실(AR) 기술 발전으로 상용화된 메타버스가 드라마 후반부 소재로 등장했다.

이상청은 코로나19로 급부상한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된 현실을 보여준다. 코로나19 대유행이 2021년 초 종식됐다는 설정이지만 일상생활 속에 코로나19 이슈가 존재한다. 등장인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는 영상회의로 진행한다. 이정은의 장관 인사청문회는 전날 국회 상임위원회 국회의원 '여의도 생고기' 회식 자리에 있었던 확진자 소식에 사상 최단 시간 마무리된다.

현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는 대북 이슈에서도 평행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판문점에서 이뤄지는 남북회담, 2021년 배경에 걸맞은 '디지털 소떼'를 e스포츠로 선택하는 등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정은이 남북 e스포츠 교류를 지원할 엔코어 수장 하윤주와 만남은 VR 디바이스를 통해 이뤄졌다. 엔코어 VR 신제품을 이용해 시공간 제약 없이 아바타로 만났다. 이정은은 처음에는 낯설어 하면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에 금세 적응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다.

사람이 가상세계에서 실제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VR 기술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이다. 게임이나 가상환경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아바타를 통해 현실세계 활동을 가상세계에서 실제와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차별화된 특징이다.

메타버스는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와 2020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VR·AR·혼합현실(M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고도화되고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로 접어들고 온라인 서비스 이용이 확산되며 성장하고 있다.

극중 이정은과 하윤주는 '이보다 안전한 만남이 있을까요' '성장동력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거죠' 등 대사로 메타버스를 통한 만남의 장점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전달한다.

이정은 장관은 리스크 없이 납치된 남편을 찾고 남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쳤을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