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파운드리도 초격차 기술이 열쇠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가 30일 세계 처음으로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한 양산을 시작했다. 3나노는 현존하는 반도체 공정 중 가장 앞선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2022년 상반기 3나노 공정 양산 개시 계획을 밝혔는데 이를 차질 없이 구현했다. 반면에 파운드리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의 같은 공정 양산은 계속 지연되는 분위기다.

업계는 3나노 공정 양산 돌입이 TSMC에 뒤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경쟁사에 앞서 주요 고객을 유치,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분야에서 '초격차' 구현은 최근 삼성전자의 역점 과제다. 새로운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보하거나 기존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초격차를 유지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3나노 공정 역시 이 같은 과제를 풀어 가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이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세계 주요 국가의 긴축 기조, 흔들리는 글로벌 공급망 등으로 시장 수요가 줄고 생산 부문에서도 차질이 예상된다. 결국 기술력에서 한 걸음 아니 두세 걸음 이상 앞서 나가야 다른 경쟁사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는 곧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키포인트가 된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이 '초격차'라 불릴 수 있는 우위를 이어 나가야 하는 이유다.

동시에 생태계 전반의 동반 성장 노력도 요구된다.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으로 치고 나갔지만 우리나라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 상당수는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실정이다. 자칫 해외업체에 기회를 빼앗길 수 있다. 국내 생태계가 함께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