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순방 성과 결실, 야당과 협치에 달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24일 밤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 참석을 위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 이후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 기조연설 및 한일 등 양자 정상회담, 캐나다 오타와에서는 한·캐나다 정상회담 등을 차례로 소화했다. 윤석열 정부의 자유주의 정책을 해외에 알리는 좋은 기회였다. 성과도 있었다. 한일 관계를 복원하는데 기초를 닦았고 자원외교의 새 기틀을 마련했다. 또 순방 기간 짧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환담에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한국 전기차산업이 겪는 보조금 이슈를 제기했고 한미 통화 스와프에 대해 논의도 이뤄졌다. 투자유치 성과도 15억달러에 달한다.

힘든 여정을 거치며 순방외교를 펼쳤지만 윤 대통령 앞에 놓인 정국은 가시덤불 길이다. 가시밭길 정국은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 순방 과정에서 런던 장례 일정과 맞물린 '조문 취소' 논란, 한일·한미정상 환담을 둘러싼 잡음, 순방 막바지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까지 더해 야권의 공세가 거세질 전망이다. 당장 오는 28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설과 다음 달부터 예정된 국정감사가 순탄하게 넘어가기 어렵게 됐다.

취임 이후 윤 대통령이 보여준 장점은 '솔직함'과 '겸손'이다. 기자들 앞에 서서 상황을 설명하는 '도어스태핑(약식 기자간담회)'도 그렇고 국회를 찾아 먼저 인사하는 신선한 모습도 솔직함과 겸손에서 나왔다. 꼬인 정국을 푸는 해법도 몸을 낮추는 데 있다. 몸을 낮추고 야당에 손을 내밀어야 어려운 경제상황도 타개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야당에 손을 내밀고 야당도 협조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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