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아이 안 낳는 중국, 분유시장 3분의 1 사라질 수도"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

61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인구가 감소한 데는 출생률 저하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현재 추세대로면 분유 시장의 3분의 1가량이 조만간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아다 리 BI 애널리스트는 소매가격 기준 중국 분유 시장 규모가 2021년 1730억 위안(약 31조5000억원)에서 2025년 1천170억 위안(약 21조3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판매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출생률이 매년 10%씩 줄어드는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시장 규모가 4년 만에 32.3%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출생인구는 956만명으로 전년 대비 9.98%(106만명) 줄어들었으며, 인구 1천명당 출생자 수는 6.77명으로 전년 대비 0.75명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전체인구 수는 대약진운동과 그에 따른 기근이 닥쳤던 1961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85만명 감소해 14억1175만 명을 기록했으며, 여기에는 출생인구 감소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국가통계국 설명이다.

이뿐만 아니라 작아지는 파이를 놓고 분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격을 대폭 올리는 식으로 판매량 저하에 대응하기 어려운 점도 기업들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기업들이 광고·마케팅 및 판로 확장, 연구개발 등에 계속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이익이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출산율 제고를 강조하는 중국 정부가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중국 정부가 2021년 두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적극적인 출산 장려에 나섰지만, 출생률이 반등하지 않고 있는 만큼 중기적으로도 분유시장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우려했다.

한편 중국의 출생률 저하는 분유 등 유아용품 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 경제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BI의 에릭 주 이코노미스트는 별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인구 감소로 인해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현재의 5% 수준에서 2040년대 말 2%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2015년께 이미 정점을 찍었던 중국의 노동연령(16∼59세) 인구는 지난해 8억7000여만명이었으며, 향후 30년간 3억명 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