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기반 비만 치료제가 단일 기전을 넘어 여러 장·췌장 호르몬을 동시에 조절하는 '복합 인크레틴'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 평균 15% 안팎이던 체중 감소 효과를 넘어 20%를 초과하는 차세대 약물 등장 가능성도 제시됐다.
병원은 임수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연구팀과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손장원 교수 연구팀이 독일 보훔 루르대학교 마이클 A. 나우크(Michael A. Nauck) 박사와 함께 2형 당뇨병·비만 치료제의 발전 방향을 정리한 리뷰 논문을 국제 학술지 Endocrine Reviews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최근 신약 개발이 GLP-1 조절에 GIP·글루카곤·아밀린·PYY 등 다른 대사 호르몬을 결합하는 다중 기전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는 GLP-1을 중심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혈당을 낮추는 방식이지만, 차세대 약물은 에너지 섭취를 줄이면서 소비를 늘리는 복합 기전을 통해 감량 효과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연구 결과 기존 GLP-1 계열 치료제는 평균 15% 내외의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복합 기전 약물은 20%를 넘어서는 감량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투약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주사제 중심이던 GLP-1 계열 치료제는 최근 경구용 제제 개발이 확대되는 추세다. 위의 산성 환경과 소화효소에 대한 안정성을 개선하고 흡수 기술을 고도화해 복약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안전성 관리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기존 임상시험에서는 전체 체중 감량의 20~30%가 근육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서는 장기 투여 시 근감소증 위험을 줄이는 전략을 병행한다. 오심·구토·설사 등 위장관 부작용은 대부분 일시적이며, 단계적 증량이 내약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GLP-1 계열 약제가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를 보인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만성콩팥병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서 주요 신장 사건 위험을 24%, 전체 사망 위험을 20% 낮춘 것으로 보고됐다.
임수 교수는 “GLP-1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크레틴을 조합하는 치료제가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며 “에너지 섭취와 소비를 통합적으로 조절하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의 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효과가 향상될수록 근감소 등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