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벼랑 끝 대치로 치닫고 있다. 2차 회담을 앞두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발표해 잠시 장밋빛 평화 무드가 조성됐으나, 하루 만에 이란 군부가 제3국 유조선을 공격하며 해협 재봉쇄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했던 '하루 이틀 내 종전 합의'도 무산됐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에 맞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발표한 지 하루만인 18일(현지시간) 해협을 다시 봉쇄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은 이전 상태로 다시 돌아갔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레바논에서의 '열흘 휴전'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업용 선박에 완전히 개방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뉴욕 증시는 급등하고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그러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국이 역(逆)봉쇄로 휴전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며 반발하며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졌다. IRGC는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하려는 모든 시도는 적과의 협력으로 간주하고, 해당 선박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개방 발표 이후 유조선 10여척이 해협을 통과했으나, 재봉쇄 선언 이후 선박 피격 신고가 잇따랐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미국과 이스라엘에 뼈아픈 패배”를 안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오는 2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2차 협상도 불투명해졌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차관은 “양측 간 합의 틀을 최종 확정할 때까지 협상 날짜를 잡을 수 없다”며 기 싸움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협상 결렬 시 공습 재개를 포함한 대응책 논의에 착수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