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도급 계약서를 주지 않은 채 공사를 맡기고 입찰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대금을 깎은 건설사가 제재를 받았다. 어음할인료를 지급하지 않는 조건까지 붙이며 수급업체 부담을 키운 사실도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수근종합건설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4200만원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미지급된 어음할인료 1314만3000원에 대해서는 지급 명령을 내렸다.
문제가 된 공사는 부산 지역 '봄여름가을겨울아파트' 신축 과정에서 진행된 습식공사와 타일공사 등이다. 조사 결과 이 회사는 당초 계약 외 추가 공사 4건을 맡기면서 하도급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았다. 계약 조건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대금 지급 방식도 문제였다. 수근종합건설은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면서 할인료 지급 시점을 공사 정산 이후로 미루는 조건을 설정했다. 관련 법은 어음을 발행할 때 할인료를 함께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급 시점을 늦춰 수급업체 부담을 전가한 구조다.
입찰 과정에서도 불공정 행위가 확인됐다. 경쟁입찰로 업체를 선정한 뒤 정당한 이유 없이 최저 입찰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다시 정했다. 계약 이후 단가를 추가로 낮추는 방식이다.
어음 결제 조건도 기준을 넘겼다.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을 초과하는 어음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이 기간에 발생한 할인료 1314만3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서면 발급 의무, 부당특약 금지,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금지, 대금 지급 규정을 각각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계약 절차부터 대금 지급까지 전반에서 수급업체 권익을 침해한 사례라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약서 없이 공사를 맡기거나 불리한 조건을 설정하는 관행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응해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