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다시 커지는 통신장비 기대감

LIG아큐버(옛 이노와이어리스) 연구원들이 위성의 5G 기지국과 스마트폰 간 통신 채널을 재현해 실험실에서 5G NTN 네트워크의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게 해주는 위성 채널 애뮬레이터를 테스트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LIG아큐버(옛 이노와이어리스) 연구원들이 위성의 5G 기지국과 스마트폰 간 통신 채널을 재현해 실험실에서 5G NTN 네트워크의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게 해주는 위성 채널 애뮬레이터를 테스트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5세대(5G) 투자 사이클이 일단락된 뒤 통신사 설비투자 지연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국내 통신장비 업계는 침체를 겪었다. 업계를 이끌던 대표 장비사마저 권고사직과 사업 정리, 비용 축소에 나설 정도로 버티기 국면이 길었다.

올해 들어 달라졌다. 통신장비사에 거는 시장의 기대가 커졌다. 쏠리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LIG아큐버(옛 이노와이어리스)는 같은 기간 84.1%, 에치에프알은 132.9%, 유비쿼스홀딩스는 65% 올랐다. 이를 두고 통신 인프라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통신장비주 상승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스마트팩토리 등 이른바 '피지컬 AI'가 확산하려면 초저지연·초고신뢰 네트워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AI가 실제 기계와 로봇, 차량을 움직이는 단계로 갈수록 통신망 중요성은 더 커진다. 데이터 전송이 한순간만 늦어도 사고와 오작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통신 인프라가 다시 산업의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통신사의 투자 재개 기대도 반가운 신호다. 통신사의 5G SA와 6G 투자 확대 기대가 커지면서 국내 장비사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미국 AT&T가 향후 5년간 총 2500억달러(약 370조원)를 통신·AI·광통신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시장 확대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버라이즌과 T모바일 등 경쟁사 투자 확대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통신장비 업황이 단순 반등을 넘어 새로운 투자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통신장비사는 긴 침체 국면에서도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사업 재편으로 버텨왔다. 이제 남은 것은 시장 기대를 실제 수주와 실적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AI와 차세대 네트워크 전환이 맞물리는 지금은 통신장비 산업이 반등을 넘어 성장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는 분기점이다. 국내 장비사들이 시장 기대를 실질적인 도약으로 바꿔내길 기대한다.

[ET톡] 다시 커지는 통신장비 기대감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