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디지털서비스 수출경쟁력 '최하위'…산업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시급”

우리나라 디지털서비스 수출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제 경쟁력은 미국·중국·일본·독일 등 주요국과 비교해 최하위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해외 현지법인을 통한 서비스무역까지 반영한 새로운 통계를 토대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과 해외 직접진출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산업연구원(KIET)은 29일 발표한 'TISMOS 자료를 활용한 서비스 수출경쟁력 분석: 디지털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디지털서비스 산업의 외형은 성장했지만 경쟁력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무역기구(WTO)의 TISMOS(Trade in Services by Mode of Supply) 통계와 제조업 수출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한 국내 첫 사례다. 기존 국제수지 기준 서비스무역 통계가 해외 현지법인을 통한 상업적 주재(Mode 3)를 반영하지 못했던 한계를 보완했다.

주요국 전체·디지털서비스 분야 수출특화·경쟁우위 분야 비중 비교(2020-22). 출처 : WTO-TISMOS 자료, UN-Comtrade data를 기반으로 산업연구원 작성
주요국 전체·디지털서비스 분야 수출특화·경쟁우위 분야 비중 비교(2020-22). 출처 : WTO-TISMOS 자료, UN-Comtrade data를 기반으로 산업연구원 작성

분석 결과 우리나라 디지털서비스 수출 비중은 2010~2014년 30.2%에서 2020~2022년 40.4%로 높아졌다. 그러나 비교우위지수(RCA)는 0.52, 무역특화지수(TSI)는 -0.14에 머물러 여전히 수입 의존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통신·컴퓨터·정보·시청각서비스는 수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비교우위지수는 0.25에 그쳤다.

산업연구원은 해외 현지법인을 통한 서비스무역에서도 한국 기업보다 외국계 기업의 영향력이 훨씬 큰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진출 외국계 기업을 통한 수입 비중은 75.3%인 반면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을 통한 수출 비중은 25.0%에 그쳐 'Mode 3 역전 구조'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가 간 비교에서도 경쟁력 열세가 확인됐다. 우리나라 디지털서비스 수출 규모는 주요 10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이었으며, 디지털서비스 4개 분야에서 수출특화와 경쟁우위를 동시에 확보한 분야 비중은 0%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만 지식재산권(IP) 사용료 분야는 한류 콘텐츠와 제조업 특허·기술료 수출 확대에 힘입어 경쟁력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을 통한 서비스 수출 지원체계 마련, 디지털서비스 기업의 해외법인 설립 및 현지 진출 지원 확대, 지식재산권 수출 기반 강화, 서비스 수출 통계 인프라 고도화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고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서비스산업의 수출경쟁력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해외법인을 통한 서비스 무역까지 포함해서 봐야 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서비스 분야에서 수입 우위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만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과 해외 직접진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