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이 국내에서 받은 'M.AX(제조 인공지능 전환)' 기술 성적표가 해외에서도 똑같이 인정받는다. 현대오토에버 등 국내 2개 기업이 스위스 인증기관으로부터 공동 인증서를 발급받으며 까다로운 중복 시험의 굴레를 벗었다. 정부는 이 같은 상호인정 협력을 확대해 M.AX의 글로벌 무대 등판 지원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부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등과 함께 '제4차 산업AI국제인증포럼'을 개최하고, 현대오토에버·위즈코어에 해외 공동 인증서를 수여했다.
산업AI국제인증(M.AX인증)은 불량품 자동검사·설비 고장 예측 등 제조 현장에 쓰이는 AI 제품·서비스의 성능과 신뢰성을 국제표준(ISO/IEC)에 따라 확인하는 제도다. AI 분류 정확성 등 성능(ISO/IEC TS 4213), 보안·정확성 등 품질(ISO/IEC TS 25058), 안전성·신뢰성(ISO/IEC TR 24028) 3개 분야를 평가한다. 그동안 국내 기관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지난해 11월 스위스 인증기관 서트엑스(CertX)와 상호인정 체계를 갖췄다.
이날 수여된 인증서는 국내 M.AX인증과 서트엑스 간 상호인정에 따른 것이다. 서트엑스는 세계 최대 시험·검사·인증 기업인 스위스 SGS 그룹의 인증기관으로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인증서를 발급한다.
현대오토에버·위즈코어는 상호인정 대상 항목에 대해 같은 시험을 다시 거치지 않고 해외 인증을 취득했다. 이번에 받은 인증서는 글로벌 고객사에 제품·서비스 성능과 신뢰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국가마다 다른 인증 요건으로 시험을 반복해야 했던 제조 기업의 비용·시간 부담이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국내에선 M.AX가 확대되면서 AI 안전성과 신뢰성을 입증할 시험·인증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첫 포괄적 AI 규제법인 EU AI법(AI Act)은 2024년 8월 발효 이후 단계적으로 시행 중이며, 2028년 8월부터는 AI 제품·서비스 전반에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김선기 KTL 원장은 “AI 시대에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AI 성능과 신뢰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가 해외에서도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선 이상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기조강연을 통해 AI 시대 신뢰와 보안의 중요성을 짚었고, 라우로 록스 세계무역기구(WTO) 참사관이 AI와 국제무역의 새로운 질서를 조명했다. 사례 발표에선 롯데지주가 그룹 AI 플랫폼 '아이멤버'의 국제표준 인증 경험을, 위즈코어가 제조 AI 에이전트 'Widdy'의 인증 사례와 해외 진출 전략을 공유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생성형 AI의 품질과 신뢰 확보 전략을 소개했다.
김규성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 원장은 “이번 해외 인증서 발급은 국내 시험·인증체계의 국제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해외 인증기관과의 상호인정을 확대해 기업의 중복시험 부담을 줄이고, 우리 M.AX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웅 기자 y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