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기획처, 미래대응기금 재경부 수정·삭제 요구 10건 모두 묵살”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미래기금 졸속 독단입법 내부자료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10.22 연합뉴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미래기금 졸속 독단입법 내부자료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10.22 연합뉴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기획예산처가 미래대응기금 관련 법안에 대한 재정경제부의 삭제·수정 요구 10건을 모두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부처 간 이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입법을 밀어붙였다며 기금 도입 철회와 의사결정 과정 공개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대응기금은 경제부총리의 조문 삭제, 수정 요구를 모두 묵살하고 졸속으로 추진한 기획예산처 발(發) '독단의 괴물'이었다”며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대한 재경부 검토의견서를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재경부는 지난 8월 25일 기획처의 검토 요청을 받고 같은 달 27일 의견서를 제출했다. 미래대응기금법 조문 7건을 삭제하고 국가재정법 개정안 조문 3건을 수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재경부는 미래대응기금이 공공자금관리기금을 거치지 않고 다른 기금·회계에 여유자금을 직접 예탁하거나 다른 기금의 여유자금을 직접 예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수용 곤란' 의견을 냈다. 기금 여유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이유에서다. 미래대응기금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재정 안정화 장치로서 역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미래대응기금 재원으로 국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초과 조세수입의 사용방식을 결정하는 주체도 불명확하다며 재경부 장관이 결정하도록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나 기획처가 두 법안에 이 같은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입법예고 기간 중 부처 간 이견이 있을 경우 조정을 거치거나 유예해야 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걷어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수정 요청 사흘만인 8월 30일 미국으로 향하는 출장 길에 공항에서 경질 통보를 받았고, 이틀 뒤인 9월 1일 미래대응기금법은 기획예산처 주장대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8월 24일 입법예고 이후 일주일만”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우리 청년의 미래를 소멸시키는 미래대응기금 전면 철회하라”며 “그것이 미래세대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는 기획처가 재경부의 공식 요구 10건을 모두 거부한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는 미래대응기금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재경부 내부 게시판 '공감소통'에 지난 8월 28일 올라온 한 공무원의 글도 공개했다. 작성자는 “국채를 갚고, 불확실한 연금제도를 안정화시키는 일이 진짜 미래대응”이라며 “어떻게 쓸까부터 궁리하는 기금은 미래대응기금이 아니라 '미래소멸기금'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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