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숙박업 8년 새 5.3배…3개 업종이 절반 차지
의심 사업장 92.3%가 30인 미만…지방감독 실효성 우려
이용우 “사업장 쪼개기 근절 위한 제도개편 필요”

근로소득자만 따지면 5인 미만이지만 사업소득자를 합산하면 5인 이상이 되는 이른바 '5인 미만 위장 의심 사업장'이 지난해 15만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이후 8년 연속 증가한 가운데 음식·숙박업에서는 같은 기간 5배 넘게 늘었다.
2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소득신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자는 5인 미만이지만 사업소득자를 합산하면 5인 이상이 되는 사업체는 14만9537개로 집계됐다.
2018년 6만8942개였던 해당 사업체는 2019년 8만1032개, 2020년 9만1138개, 2021년 10만3489개, 2022년 12만7878개, 2023년 13만8014개, 2024년 14만4916개에 이어 지난해 14만9537개까지 늘었다. 8년 동안 한 차례도 감소하지 않았다.
업종별로는 음식·숙박업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음식·숙박업의 5인 미만 위장 의심 사업장은 2018년 5606개에서 지난해 2만9719개로 늘어 2018년 대비 530%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어 도·소매업이 지난해 2만3560개, 서비스업이 2만2608개로 집계됐다.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 상위 3개 업종이 전체 5인 미만 위장 의심 사업장의 50.7%를 차지했다.
제조업도 2018년 9264개에서 지난해 1만8394개로 늘었고 건설업은 같은 기간 3797개에서 1만908개로 증가했다. 교육서비스업은 지난해 1만5249개, 운수·창고·통신업은 1만172개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위장 의심 사업장의 대부분이 30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됐다. 지난해 14만9537개 가운데 사업소득자를 합산한 인원이 5인 이상 30인 미만인 사업체는 13만8015개로 92.3%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사업소득자를 합산했을 때 5인 이상 10인 미만이 되는 사업체가 8만5488개, 10인 이상 30인 미만이 되는 사업체가 5만2527개였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숙박업 위장 의심 사업장 2만9719개 가운데 2만8861개(97.1%)가 사업소득자를 합산해도 30인 미만이었다. 보건업은 98.8%, 제조업은 94.9%, 도·소매업은 93.7%가 30인 미만에 해당했다.
이 의원실은 음식·숙박업의 경우 실제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근로감독을 통해 근로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의 '가짜 3.3 기획감독'에서 1호 위반사례로 발표된 대형 음식점 역시 감독 결과 '위장 5인 미만 사업장'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위장 의심 사업장의 90% 이상이 30인 미만 사업장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이 의원실은 향후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감독이 지방정부로 위임될 경우 지방노동감독관의 경험과 전문성, 지역별 사건처리 기준 편차 등에 따라 근로감독의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실이 인용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행정 혁신 방안'에 따르면 내년 지방자치단체의 근로감독 목표 물량은 1만5000개소다. 반면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실태현황'상 2024년 전체 사업체 210만5093개 가운데 30인 미만 사업체는 201만5074개로 95.7%를 차지한다.
하은성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자성연구분과 노무사는 “위장 사실이 적발된 경우에도 5인 이상 사업장임을 기준으로 체불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에 그치는 현행 제도로는 5인 미만 사업장 위장을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별적 근로감독으로는 한계가 있고 위장의 유인을 없애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위장으로 인해 얻은 이익에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근로기준법 회피 행위에 별도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증가 추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의원은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감독을 충분한 준비 없이 지방정부로 위임한다면 피해는 노동자들이 본다”며 “5인 미만 사업장 쪼개기를 근절할 수 있도록 노동부가 제도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지방에 관계없이 통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근로자성 판단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