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경고등…온실가스 농도 역대 최고, 'SF₆' 증가폭도 최대

CO₂ 426.8ppm·메탄 1948ppb 등 최고치
韓 CO₂ 432.7ppm…전 지구 평균보다 5.9ppm↑
SF6 온난화 효과 CO₂의 2만4300배
WMO “에너지 전환 기후효과 일부 상쇄 가능”
지난 9월 7일 네팔 데비가트 대규모 홍수 피해 지역에서 주민들이 유실된 마을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7일 네팔 데비가트 대규모 홍수 피해 지역에서 주민들이 유실된 마을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위기 경고등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주요 온실가스 농도가 또다시 관측 이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전력설비 절연가스로 사용되는 육불화황(SF₆)의 연간 농도 증가폭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SF₆와 수소(H₂)가 대기로 누출되면 에너지 전환에 따른 기후변화 완화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7일 기상청이 WMO의 '온실가스 연보(No.22)'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전 지구 이산화탄소(CO₂) 평균 농도는 426.8ppm으로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메탄(CH₄)은 1948ppb, 아산화질소(N₂O)는 339.1ppb로 역시 역대 최고였다. 산업화 이전인 1750년과 비교하면 각각 153%, 267%, 126% 수준이다.

다만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 속도는 일부 둔화했다. CO₂ 농도의 연평균 증가폭은 2.8ppm으로 전년 3.5ppm보다 줄었다. WMO는 2023~2024년 강한 엘니뇨 이후 육상 탄소 흡수원이 회복되고 산불에 따른 탄소 배출이 감소한 영향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메탄은 전년보다 6ppb, 아산화질소는 1.1ppb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2025년 온실가스 배경농도는 CO₂ 432.7ppm, 메탄 2023ppb, 아산화질소 340.6ppb로 전 지구 평균보다 각각 5.9ppm, 75ppb, 1.5ppb 높았다. 최근 10년간 국내 연평균 증가폭은 각각 2.7ppm, 9ppb, 1.2ppb였다. 다만 국내 배경농도는 안면도·제주고산·울릉도 관측값의 평균으로, 기상청은 전 지구 평균과의 농도 차이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차이를 직접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보에서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SF₆와 수소의 기후 영향도 주목했다. SF₆는 전력설비에서 불꽃을 방지하기 위한 절연가스로 사용되며 대기 중 수명이 1000년 이상이다. 같은 양을 기준으로 100년간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CO₂의 2만4300배에 달한다.

WMO에 따르면 SF₆ 농도는 지난 30여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연간 증가폭은 관측 이래 최대였다. 수소는 온실가스는 아니지만 대기 중 메탄 제거를 지연시켜 간접적인 지구온난화 효과를 일으킨다. WMO는 SF₆와 수소가 대기로 누출될 경우 에너지 전환에 따른 기후변화 완화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1999년 안면도를 시작으로 온실가스 연속관측자료를 축적해왔다. 안면도·제주고산·울릉도독도 관측자료는 WMO의 전 지구 온실가스 평균 농도 산출에도 활용된다. SF₆는 2007년부터 관측했으며 2012년부터 WMO 육불화황 세계표준센터(WCC-SF₆)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오랜 기간 축적한 온실가스 관측자료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추세를 이해하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라며 “장기 연속관측 자료와 육불화황 세계표준센터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전 지구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변화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고 국가 탄소중립 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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