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P에 산단 열병합 직격탄…전력값 10원 내리면 영업익 42% 감소

비수도권 A사업자 적용시 영업익 54억원↓
열공급 의무 탓 가격 내려도 발전 못 줄여
산단 집단e 46곳 중 40곳 비수도권 소재
기존 PF·신규 발전투자 위축 우려도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 풍경. AI 생성 이미지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 풍경. AI 생성 이미지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가 비수도권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자의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은 입주기업에 증기를 공급해야 하는 만큼 전력 가격이 내려가도가동을 줄일 수 없는 만큼, 별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비수도권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A사업자에 LMP를 적용하면 전력도매가격이 약 10원/㎾h 낮아져 영업이익이 약 54억원, 42%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거래소(KPX)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시장운영자료를 토대로 모의 산정한 지역별 가격을 해당 사업자의 실적에 적용한 결과다.

LMP는 전국 육지에 사실상 단일하게 적용되는 계통한계가격(SMP)을 지역별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차등하는 제도다. 송전망 제약과 지역별 전력 수급을 가격에 반영해 발전소와 전력수요의 효율적인 분산을 유도하는 게 목적이다. 정부는 규칙개정위원회와 전기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내 공고·시행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은 일반 발전소와 사정이 다르다. 전기를 생산하면서 입주기업의 생산공정에 필요한 증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전력 가격이 낮아져도 발전기를 멈추기 어렵다. 가격신호에 따라 발전량을 줄이거나 발전소 입지를 옮길 수도 없어 LMP가 의도한 분산 효과보다 수익 감소만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향은 비수도권에 집중된다. 전국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자 46곳 가운데 40곳이 비수도권에 있다. 2024년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자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5.6%로 발전공기업 9.7%, 민간 발전사업자 13.1%보다 낮다. 수익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에서 전력판매 수익까지 줄면 안정적인 증기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손실을 완충할 장치도 마땅치 않다. 발전공기업은 정산조정계수, 재생에너지는 고정가격계약 등을 통해 가격 변동 위험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지만 민간 집단에너지사업자는 LMP에 따른 가격 하락분을 직접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정산금 감소가 지역별 소매요금 차등의 재원으로 연결될 경우 사실상 민간 발전사업자가 부담하는 교차보조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기존 사업자의 투자 안정성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운영 중인 발전·집단에너지사업은 전국 단일 SMP 체계를 전제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했다. LMP 도입으로 전력판매 수익이 줄어 원리금상환비율(DSCR) 등 재무약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개별 사업자의 손익을 넘어 민간 발전투자 전반의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질 수 있다. 향후 신규 발전사업의 조달비용과 전력공급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는 LMP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가격신호에 대응하기 어려운 기존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에는 경과조치나 별도의 손실 완충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산업단지 집단에너지는 전력 가격이 낮다고 발전기를 세우거나 수도권으로 옮길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지역별 가격신호라는 제도 취지를 살리면서 기존 사업자의 안정적인 열공급과 투자를 훼손하지 않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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