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韓 수출 영향 제한적…환율보다 업황이 핵심 변수

27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은행 환전 부스에 원/엔화 환율이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27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은행 환전 부스에 원/엔화 환율이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8일 '엔화 변동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내고, 엔저(엔화 가치 하락)가 한국 총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엔/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산업의 수출단가는 엔화보다 산업별 업황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엔/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한국의 달러 표시 수출단가가 1.43% 하락한다고 추정했다. 다만 단가가 내려간 만큼 수출물량이 늘어나 하락분을 대부분 상쇄하면서, 수출금액 감소폭은 0.07%에 그친다는 것이다. 엔화 약세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우리 기업의 수출단가 인하 압력이 커지더라도, 가격이 내려간 만큼 더 많이 팔려 수출금액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품목별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반도체·석유제품·자동차 및 부품 등 3개 품목은 엔화와 뚜렷한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엔화 움직임이 이들 품목의 수출단가를 좌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반도체는 D램 가격, 석유제품은 국제 제품가격 지수, 자동차 및 부품은 친환경차 수출 비중 같은 업황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철강·비철금속은 엔화가 약해지면 수출단가가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의 영향이 확인된 품목도 있었다는 의미다. 기계는 엔화 약세 때 수출단가가 미세하게 내려갔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떨어졌다. 기계는 영향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이들 품목은 지난 10년간 한일 수출 경합도가 낮아졌다. 여기에 한국의 대(對)세계 수출 성장세가 일본을 웃돌아 한국의 경쟁력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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