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내년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울트라·플러스·베이직' 3단계 구조로 전면 개편한다. 마이크로 RGB, OLED, 네오QLED, 미니LED 등 기존의 복잡한 하드웨어 기술명을 전면에 내세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체급과 가치를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분류법을 도입한다.
내년 이후 프리미엄 기술인 양자점(QD·퀀텀닷) TV 양산을 중단하고 백라이트 유닛(BLU) 위주로 단순화하면서, 직관적 등급 구분으로 소비를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궁극적으로는 하드웨어가 아닌 인공지능(AI) 구독 서비스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재편하려는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 예정인 TV 라인업에서 가장 하단에 위치한 일반 액정표시장치(LCD) TV 제품군(크리스탈 UHD)을 제외한 상위 구성을 'AI TV 베이직·플러스·울트라' 3단계로 단순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갤럭시S 시리즈 스마트폰의 '일반·플러스·울트라' 라인업 체계와 유사한 구조다.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기술명 중심 라인업을 재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프리미엄 TV의 하드웨어 기술 구조가 백라이트 중심으로 단순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0년 가까이 프리미엄 TV 라인업 한 축을 담당했던 양자점(QD) TV 양산을 내년을 끝으로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공급되는 상위 제품군은 사실상 모두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마이크로 LED 등 백라이트 기술 기반으로 바뀐다. 〈관련기사 본지 9월 18일자 1면〉
더 작은 LED 입자를 백라이트에 배치하거나 적·녹·청(RGB) 마이크로 LED 칩을 적용하는 등 소자 단위 세부적인 차별화는 가능하다. 하지만 큰 틀에서 모두 백라이트를 활용하는 유사한 하드웨어 기술 범주에 속한다.
기술 간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서 복잡한 기술명을 나열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차별화 요인으로 다가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하드웨어 명칭 대신 직관적인 상·중·하 형태 구성을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로 딱 자르듯 구분되진 않겠지만 울트라는 고부가가치 기술을 채택한 마이크로 RGB TV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중심이 되고, 베이직은 부가가치가 낮은 미니 LED TV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드웨어 기술 평준화·단순화는 삼성전자의 TV 사업 수익 모델 전환과도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TV 라인업 개편에 하드웨어 판매에서 AI 기반 구독 서비스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포석이 담겨 있다고 보고 있다.
프리미엄 TV를 단순하게 구성하고 낮은 마진으로 많이 판매하는 대신 AI 구독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을 삼성 TV 생태계에 '락인'하겠다는 취지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3500만대 수준이던 TV 출하량을 내년에는 4000만대를 훨씬 넘어서도록 키운다는 구상”이라며 “라인업 단순화를 통해 하드웨어보다는 AI 생태계 기반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취지”라고 풀이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