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끝나자 820조 예산 전면전…與 “미래 투자” 野 “134조 삭감”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구자현 KDI 선임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6.10.30 연합뉴스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구자현 KDI 선임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6.10.30 연합뉴스

여야가 국정감사를 마치자마자 입법·예산 전쟁에 돌입했다. 사상 최대인 820조9000억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미래 투자'를 위한 원안 사수를, 국민의힘은 '선심성 지출'을 겨냥한 대규모 삭감을 예고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말 공청회에 이어 종합정책질의와 부처별 심사, 예산안조정소위원회 등을 거쳐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한다.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한 달여간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먼저 민주당은 성장과 민생을 동시에 챙기기 위해 정부의 적극 재정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첨단산업 육성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강조하며 야당의 삭감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멈춰 선 성장 엔진을 다시 돌리기 위한 담대한 미래 투자”라며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묻지마식으로 발목만 잡을 것이 아니라 과거 자신들이 저지른 R&D 예산 삭감의 책임부터 돌아봐야 한다”며 “미래를 걱정한다면 무조건적인 발목잡기와 정치적 선동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책임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심성·포퓰리즘 예산을 걷어내겠다며 총 134조원 삭감을 벼르고 있다. 세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국가채무를 확대하는 정부의 재정 운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내년 국세수입이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원 늘어난 584조원에 달하는 반면 국가채무도 100조원 넘게 증가한 1520조원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곳간이 넘치는 해에 빚도 함께 느는 나라, 이것이 정부가 말하는 '미래 투자'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호황은 한철이지만 현금성 지출은 한번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정부가 낸 빚을 우리 아이들이 떠안는 일이 없도록, 국민의힘은 그 곳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올해 324억원에서 내년 2546억원으로 늘어난 신고 포상금 예산을 '국민 감시' 예산으로 규정하고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비서실 특수활동비 82억여원과 중대범죄수사청 특수활동비 42억여원도 삭감 대상으로 지목했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미래대응기금은 예산 심사의 핵심 뇌관이다. 민주당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메가프로젝트 예산 21조3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와 지역 간 차별 논란을 제기하며 사업별 타당성과 예산 적정성을 검증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예산안 처리 시점을 놓고도 신경전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차질 없는 국정 운영을 위해 법정 시한 내 처리를 강조하지만, 국민의힘은 시한 준수에 앞서 철저한 검증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놓고도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오는 5일 본회의에서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하고, 그다음 주 본회의에서 조사계획서를 채택해 국정조사를 가동한다는 목표다. 다만 국민의힘은 5일 본회의 개최부터 합의되지 않았다며 의사일정과 상정 법안에 대한 여야 협의가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특히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와 조작기소 특검법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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