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부터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이 위험성평가를 하지 않으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업주는 노동자대표의 참여 요구를 거부할 수 없고, 작업 시작 전까지 평가를 끝마쳐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전부개정안을 발령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 산업안전보건법과 하위법령 개정에 이어 위험성평가 실시 방법과 시기 등 세부 기준을 정비해 제도 개편을 마무리한 것이다.
위험성평가는 사업주가 노동자와 함께 사업장의 유해·위험 요인을 파악해 개선하는 자율적 산업재해 예방 활동이다. 2013년 제도화 이후 산재 예방의 기본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일부 사업장에선 여전히 평가를 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2월 법 개정을 시작으로 5월 시행규칙, 7월 시행령을 차례로 고쳐 노동자 참여권을 강화하고 과태료 규정을 신설했다.
과태료는 내년 1월 1일 상시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 먼저 적용되고, 2028년 1월 1일 50인 미만(건설업은 50억원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위험성평가를 아예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1차 500만원 △2차 700만원 △3차 1000만원 순으로 무거워진다. 노동자를 평가에 참여시키지 않거나, 노동자대표의 참여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실시 일정과 결과를 노동자와 공유하지 않으면 최대 500만원을 물어야 한다. 일정과 결과 중 하나만 공유하지 않거나 평가 결과를 기록해 3년간 보존하지 않으면 300만원까지 부과된다.
노동자대표 참여 보장 의무도 새로 생겼다. 노동자대표가 위험성평가 참여를 요구하면 사업주는 참여 일정·방법·범위 등을 협의해 응해야 한다. 현장의 위험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의 의견을 평가에 최대한 반영하려는 취지다.
위험성평가 실시 시기도 손질했다. 최초평가는 '사업 성립 후 1개월까지 착수'에서 '최초 작업 시작 전까지 실시'로, 수시평가는 '산재 발생 시 작업 재개 전까지'에서 '모든 경우 작업 시작 전까지'로 바꿨다. 정기평가는 엄격한 1년 주기의 '1년마다 재검토'에서 '매년 1회 이상 실시'로 조정했다.
노동자에게 평가 실시 일정을 미리 알리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신규 채용됐거나 작업 대상·내용이 바뀐 노동자에게는 작업 시작 전 해당 작업의 위험성평가 결과를 안전보건교육 등으로 공유해야 한다.
노동부는 처벌보다 현장의 자율 이행을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고 과태료 규정을 운용할 방침이다. 모든 사업장이 과태료 적용 대상인 만큼 모바일로도 위험성평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소규모 사업장 중심의 안전보건 컨설팅도 계속 제공한다. 내년부터 과태료가 적용되는 50인 이상 사업장에는 사업주단체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집중 홍보·교육을 추진한다. 지침에 담지 못한 세부 내용은 사업장 안내서와 자주 묻는 질문(FAQ) 해설서로 정리해 연내 배포할 계획이다.
류현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이번 제도 개편으로 위험성평가가 모든 일터의 핵심 안전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형식이 아닌 실효적인 위험성평가가 현장에 정착되도록 사업주와 노동자 모두 적극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최성웅 기자 y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