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료용 SW 지위, 국제 추세 반영해야

의료 소프트웨어(SW)는 의료기기시스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현행 의료기기법에는 의료용 SW에 대한 어떤 명시도 없다.

오제세(더불어민주당·보건복지위 소속) 의원이 의료 기기의 정의에 SW를 추가하는 내용의 의료기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료 SW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첫 단추다.

학계와 업계에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미 유럽·중국 등은 의료기기법 안에 SW가 포함되도록 명시해 놓고 있다. 미국, 일본, 캐나다 등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이들 국가와 함께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에 참여하고 있다. 이 포럼은 의료 기기 정의에 SW를 포함시키는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용 SW가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면 SW 품목 분류 확대, 허가 기준 확대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첨단 기기를 활용한 진단 기기 등도 의료 기기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그동안 의료 SW는 의료 기기나 장치의 보조 개념으로만 쓰였으나 법 개정 후에는 독립 의료기기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미 국내에도 AI 기반의 의료 SW 개발을 완료하고 의료용 SW 지정을 기다리는 기업의 수요가 적지 않다. 관련 법이 개정되면 국내에서도 SW와 딥러닝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 기기가 탄생하게 된다.

세계 각국이 의료기기법에 SW를 포함시키는 법을 제정했거나 제정을 앞두고 있다. 앞장서지는 않더라도 글로벌 추세에 맞춘 법 기반을 조성해야 국내 기업의 역량을 키워 갈 수 있다. 우리나라가 아직 의료 SW 선도국은 아니지만 국제 추세를 따라가지 않으면 그 지위를 얻을 기회조차 사라진다.